서류광탈 참사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중이라 구직활동 증명은 필수다. 첫 번째 실업급여 입금받을 때도 제대로 서류를 갖추지 못해서 한번 반려당하고 수정해서 겨우 받았던지라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다. 구직을 허위가 아니라 제대로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의외로 쉽지 않았던 것 같다.(사실 방법을 알면 어려운 게 아닌데 해봤어야 알지;;)
그래서 두 번째 구직활동 인증을 가열차게 했는데 거의 다 서류탈락을 하길래(아니, 탈락할 수도 있는데 거의 다 탈락은 좀 이상하잖아) 내가 서류광탈할 상인가 싶어서 좀 시무룩했는데, 그 이유를 며칠 전에야 알았다.
지원한 곳 중 한 군데에서 대면 면접 전에 전화로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일정을 잡고 한참 통화를 하고 나서 그분이 말했다. 지원해 주신 이력서에는 근무하셨던 회사 리스트만 있고 어떤 업무를 하셨는지는 기재가 하나도 안되어 있어서요.
네? 헐...
그랬다. 구직도 해봤어야 제대로 하지. 이력서에서 경력 자동 불러오기와 자동인증 기능이 있어서(국민연금,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력 기준) 그걸 클릭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만 몇 줄 적어놨더니 서류가 그렇게 되어 있었던 거다. 그러니 서류 광탈을;
한 직장에 오래 다니기도 했고, 이직한 곳이나 그 이전의 직장도 상사의 소개와 추천으로 가게 된 곳이라 서류 전형 , 1차 인터뷰, 실무 테스트(필요에 따라), 2차 인터뷰, 레퍼런스 체크 및 인적성 검사, 처우 협의, 최종 합격과 같은 루틴을 거쳐본 기억이 10년 정도 전이었다.
마음속으로는 조금 더 휴식기를 갖고 있다가 취업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 창업을 할 생각도 있어서 아직은 갈팡질팡 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불안이 꿈틀대고 있어 면접까지 보러 가게 되었다. 그동안 면접관으로 여러 사람을 채용해 봤던 경험을 떠올려서 면접을 경험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10년 만에 면접을 보러 간다.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와,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