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졌다.
면접 시간보다 1시간 뒤로 캘린더에 일정을 입력한 나여, 왜 그랬니?
정말이지 단순 착오였다. 다른 면접 일정과 헷갈려서 그만..
늦게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면접 볼 회사 사무실 앞에서였다.
내가 생각한 면접 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면접은 1시간 전에 일정이 잡혀 있었다는 담당자의 대답이 들려왔다.
허헉;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돌리려고 하는데 담당자가 문을 열고 맞이하며 면접장으로 안내를 해주고 괜찮다며 양해를 해주었다.
맙소사.
면접 보러 가서 조금 늦은 것도 아니고 시간을 아예 착각해서 1시간을 늦어버리다니.
이번에는 면접장의 면접관에게 재차 사과를 했다. 사과로 어수선한 와중에도 면접관은 배려심 가득한 얼굴로 환하게 맞이해 주셔서 마치 주변에 후광이라도 비치는 것과 같은 착시효과까지 있었다. 이 분은 천사인가!
어차피 첫인상을 매우 이상하게 강렬히 남겨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앞 일만 생각하자. 본 면접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업무 이력과 성과, 지원하고자 하는 플랫폼에 대한 의견, 인사이트 등 최대한 열심히 내가 생각한 바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눈치 없이, 나 때문에 점심시간도 넘겨버린 면접관의 시간을 조금 더 빼앗아가며 질문도 많이 해버리고 말았다. 아뿔싸. 면접관의 표정이 조금 굳어가는 것이 보였다.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2차 면접이라는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니 일단 할 이야기는 다 하고 가야 하겠기에 너무 말이 많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 하기에는 대체로 나는 모든 면접에서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말이 참 많은 편이다. 어떤 회사에서는 역대 가장 긴 시간 대표랑 인터뷰를 한 면접자이기도 했다.(여기는 합격해서 오래 다니긴 했다)
스피드 있게 연락을 주는 타입의 회사는 아닌 것 같아 좀 느긋하게 기다려봐야 할 것 같지만 내가 제일 못하는 게 느긋하게 기다리는 일이라 벌써부터 조바심이 난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은 똑같이 흐를 것이고 이후의 결과는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지.
*나도 나중에 면접관으로 면접자를 맞이하게 된다면 오늘의 면접관처럼 배려 넘치는 태도를 꼭 배워서 실천하리라 다짐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