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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Apr 11. 2024

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제목에 30자 이상 입력이 안되어 소제목으로 나눴다.



제목만 봐도 어, 이거 내 이야기인데 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 책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각자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제목처럼 케이크와 같은 단것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 매운 음식 먹기나 술 마시기 등 먹고 마시는 것으로 푸는 경우와 영화 보기와 같은 취미 활동, 몸을 움직이는 활동(헬스, 달리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 도파민 뿜뿜을 위해 쇼핑하기 등이 대표적인 스트레스 풀기의 예시일 것이다. 다 겪어봐서 알겠지만 앞서 열거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봤자 별 효과가 없다. 당장은 풀리는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해 스트레스가 더 쌓이거나 무력감, 허탈함,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쉽다.


 아니,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인생을 살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방에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덤벼드는 맹수처럼 달려 드는데 그럼 어떻게 나를 스트레스로부터 방어할 수 있단 말인가. 저자인 멘털 닥터 시도(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이야기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고민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 및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소를 어쩌다 잃게 되었는지, 왜 계속해서 소를 잃는 것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성격인지, 주변 환경이나 주변 인물이 스트레스의 주된 요인인지, 특정 시기에 반복되는 일인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파악했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면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식에 유연성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다. 괜찮은 척한다고 해서 괜찮아지는 것도 아니고, 분주하게 바쁜 일상을 보낸다고 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도 아니다. 현재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다른 행동을 하면서 잊는 대신에 몸과 마음에 필요한 진정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한다. 자꾸 뭔가를 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거나 잊으려고 하지 말고 지치고 다친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다독여 주면서 쉴 권리를 보장하라는 이야기다. 


 괜찮은 척하기 1등, 분주하게 지내기로는 1등인 내가 읽으면서 내내 뜨끔한 부분이었다. 그런다고 덮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습관적으로 자꾸만 괜찮은 척하려고 하고 쉴 틈 없이 뭔가를 끊임없이 해대고 있기에. 여전히 쉼, 온전한 휴식이 너무 어려운 성격이지만 노력을 통해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현재에 집중하는 일과 해결할 수 있는 고민과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분리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지만 숙제가 명확하게 파악되었으니 이제 열심히 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늘도 스트레스에 녹다운되기 직전의 당신. 무언가를 사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움직이거나 하는 그 모든 것들에 앞서 일단 쉬시기를. 푹 쉬고 난 후의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스트레스 상황과 발생 원인에 대해 냉정하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노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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