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지갑이 아주 활짝 열리다 못해 찢어질 지경이 되어 신나게 써댔다. 몇 달 동안 참아온 소비욕구가 한번 터져나가서 주체가 되지 않았다. 늘 그래왔듯이 크고 굵은 지름 대신 소소하지 않지만 모으면 아주 큰 지름이 되는 그런 소비와 그래도 좀 돈 단위가 큰 지름을 동시다발로 질러버렸다.
백화점에서 담당 직원과 제품 이야기 실컷 나누며 구매하고 직원 재량의 추가 서비스와 샘플을 듬뿍 받아 들 때의 기쁨이란. 크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소비할 때는 그동안 내가 사용한 제품에 대한 후기와 경험담을 풀어놓고 그 브랜드만의 특징에 대해 애정을 담아 조언이나 제안도 한다. 온라인 쇼핑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 매력에 빠져 백화점 쇼핑을 이따금 한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이후에 통제가 아예 안되어버린 온라인 쇼핑이 있었다. 꾹꾹 참고 있던 책 주문이 왕창 있었다. 단골 동네 서점에 가서도 구매하고, 대형서점 매장에서도 구매했지만 그럼에도 사그라들지 않은 소비욕구는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기고 또 담겼다.
그다음은 화장품 온라인 쇼핑. 평소 자주 가는 쇼핑몰도 온오프라인을 번갈아 가며 열심히 회원 등급을 올렸다. 그리고 옷 쇼핑. 역시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 두 곳에서 고르고 고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이 주문해 버린 여름옷들. 그리고 가방 몇 개.
하.. 오늘도 가방이 눈에 들어와 몇 번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빼면서 언제 다시 유럽여행을 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베를린 한 달 살이의 추억이 아득하게 느껴지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영국 다운트 북스 에코백을 장바구니에 담아봤다.
뭐, 서점에서 책은 안 사고 에코백만 여러 개 사 가는 관광객이 많다고도 하니.. 서점에 가보지 않았으나 가본 기분을 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