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지만 9월 19일 오후 12시 현재 기온은 31도, 잠시 뒤에는 32도라고 한다. 추석 연휴에도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올랐으니 오늘 기온이 낯설지도 않다는 게 더 충격적이다. 그래서인가 뉴스를 보면 가을 폭염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그래, 가을에 무슨 폭염이야! 하다가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니 가을에 폭염인 게 아니라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았고 여름이 너무 길어지는 거 아니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 그러네. 지금이 왜 가을이야? 9월이면 가을이라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너무 안일한 구분이잖아. 궁금해졌다. 계절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면 검색!
찾아보니 계절을 나누는 기준은 세 가지다.
1. 위도에 따른 계절 구분
지금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계절을 나누는 기준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요즘은 이 구분으로 계절을 나누는 것이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2. 기상학적 계절 구분
기온을 기준으로 나누기 때문에 몇 월인지, 절기가 언제인지와 무관하다. 기상학적 계절로 구분한다면 현재는 여름일 것으로 확신한다.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은 첫날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3. 절기 계절 구분
다음은 여전히 맞네, 이제는 맞지 않네 말이 많은 절기상 계절이다.
2024년 기준으로는 9월 7일이 백로였고 9월 22일이 추분이니 절기상으로는 이미 가을 초입을 지나서 중심으로 가고 있어야 하는데 기온을 보면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이미 기상청에서는 절기를 다시 나누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상 기후로 인해 우리나라 여름 길이가 9월까지 길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이 우리나라의 계절별 길이를 재조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계절은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월~2월) 3개월 단위로 구분됐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을 의미한다. 기상청이 이 기준에 맞춰 과거(1912~1940년)와 최근 10년(2011~2020년)의 여름 일수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과거 여름 평균 일수는 1년 중 98일이었고 최근 10년에는 127일로 늘어났다. 여름 시작일부터 종료일도 과거엔 6월 11일~9월 16일이다가 최근 10년에는 5월 25일~9월 28일로 더 길어졌다. 이러한 기후 변화를 고려해 계절별 구분을 우리가 현재 겪는 계절의 길이와 맞추려는 조정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계절 구분 변화는 우리나라 근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반도는 점점 봄 시작 시점이 빨라지고 여름이 길어지며 겨울은 짧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100년이 되면 국내 50% 지역에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다. 아열대기후는 평균 기온이 섭씨 1도가 넘는 달이 1년 중 8개월 이상인 날씨를 말하며 순간적 국지성 호우인 스콜이 나타난다. 이미 남해안 지역은 아열대기후에 속하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각지로 아열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출처 : 헬스조선
한국의 계절 분류는 1979년 이병설 전 서울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가 고안한 뒤 약 45년간 크게 바뀌지 않고 사용했다고 한다. 50년도 못되어 계절 분류가 바뀌게 생겼다. 오늘도 점심 먹으러 가며 회사 동료들은 무더위와 폭염으로 보낸 추석 연휴를 이야기하며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다. 그런데 농담이 아닐 것 같다. 50년 뒤에는 또 어떻게 계절 분류를 바꾸고 있을까? 아니 그때는 50년 주기가 아니라 20년 주기라 당장 20년 뒤에 다시 계절 분류를 바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