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 vs 나
야외에서 바비큐를 하며 와인을 마시다가 그만 와인잔에 큼지막한 날벌레가 다이빙을 하고 말았다. 으악으악~ 소리를 지르며 난리법석을 피우는 사이 그는 조용히 잔에 빠진 날벌레를 건져 바닥으로 튕겨주었다.
하필 그 와인잔은 이제 막 한 잔을 새로 따른 참이었다. 잔에 담긴 와인을 어째야 하나 난처해진 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그가 말했다.
이리 줘, 이 잔은 내가 마실게. 사실 날벌레가 우리 보다 깨끗할지도 모르잖아?
그러고 나서 그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그 잔에 담긴 와인을 잘도 마셨다.
그래, 내가 날벌레 보다 더 깨끗할 건 무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