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아뇨, 괜찮지 않아요.

by 보라구름

가끔, 누군가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괜찮아요?


이렇게 물어오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나의 대답은 이렇다.


아뇨, 괜찮지 않아요. 하나도 안 괜찮아요.


괜찮아? 응, 괜찮아. 그럼 괜찮지. 생각보다 괜찮아.

잘 지내? 응, 나야 항상 그렇지 뭐. 잘 지내.


이런식의 문답이 무슨 공식처럼 달달 외워진 건지

아니면 입력이 되어버린 건지

물어보면 튀어나오는 대답 때문에 스스로 놀란 적도 많다.


속마음은 아닌데.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이번 달도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가슴이 조마조마한데.

불면증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일주일 째 제발 잠 좀 푹자봤으면.. 하고 사는데.

피로누적으로 잇몸이 상해서 양치하고 세면대에 붉은 핏물을 흘려보내고 사는데.

어떻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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