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너 때문에 힘든건데, 몰라봐서 미안하다

by Davca

너무 많은 '괜찮습니다'를 달고 삽니다.

전혀 괜찮지 않은 '괜찮아'가

겸양이며 미덕이라 생각합니다.




뒤돌아서서 후회하는 '괜찮아' 덕분에,

나는 늘 분주했지만 스스로에게 남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곤 표현도 못 할 분노와 증오를

그것도 내 마음 안에서만 키워 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묻지 않고,

물을 수도 없는 나만의 이야기는

그렇게 나를 좀먹고 있었습니다.




겉과 속이 달랐던 괜찮아 녀석 덕분에,

날이 갈수록 괜찮지 않은 상황들만 몰려옵니다.

그리곤 이내 자신에 대한 불운함을 떠올리겠지요.

이 또한 괜찮은 상황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난,

다시 한번 괜찮다는 말이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듭니다




더 최악인 상황은,

사람 좋다는 말로 비웃듯 웃어넘기는 타인의 그림자에 갇혀, 나는 늘 양보해야 하고 뒤에서 지켜봐야 하며 기다려야 하는 존재로 각인됩니다. 정말이지 이건,




"괜찮지 않습니다"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를 조금만 돌아봐주세요

지나면 잊혀지고, 언제 만났는지 기억도 가물 해지는, 내 삶에서 '지나가는 행인 1,2,3..'으로 기억될 사람들에게 나의 괜찮음을 양보하지 마세요. 그들에게선 그 순간마저도 삽시간에 잊혀지겠지만, 나의 공간을 내어줌에 흔들렸던 나 자신은, 꽤나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면, 정말 그런 거라면

'괜찮지 않습니다'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거절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꺼낸,

마음에도 없는 이 녀석 때문에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라는 너무나도 짧은 이야기에

제대로 한번 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정말,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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