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찾는 것을 그만두는 용기

by Davca

왜 사는가 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던 나를 돌아본다.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이 질문을 멈추고 그저 주어진 오늘의 시간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하루의 비밀이고 평온한 마음으로 지금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충실한 삶을 살아내는 비결이다. 의문에 대한 해답이 쉽게 찾아지지 않을 때, 잠시 그것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내게 허락된 감사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스탠드의 불빛, 두어 달을 기다려 빌려온 도서관의 책들, 나의 생각의 흔적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준 만년필과 다이어리, 언제든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블루투스 스피커와 노트북, 그리고 기계식 키보드와 마우스.



마음의 구석이라도 내어주지 않았던 물건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이 얻는 것, 화려함과 부러움을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들만이 소유의 정점이라 여겼던 나의 미숙했던 생각들이 정신을 차린다. 14년이 되어가는 노트북도 조금만 손을 보면 5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세척을 잘해주고 관리하면 만년필만 한 도구도 없다. 이따금씩 4B연필도 나의 생각들을 정렬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소중하고 지켜가야 할 것들의 개념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렇게 내 가까이 있는 도구들을 활용하여 나의 지금을 더 가치있게 만들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할 수 있다. 매 순간 내가 해야 하는 것에 몰입하는 것이 의미이고, 이 의미의 누적이 저마다가 기대하는 성장에 이르는 길이 된다. 사람에게 주어지는 운이라고 하는 것은, 성실함 그리고 꾸준함이 동반되어 있는 궤적을 지나온 이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연결고리이다. 말 그대로 고리에 엮일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 운을 보장받지는 못한다. 예측하거나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천운의 결괏값 또한 존재한다. 다만 많은 경우 이는,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은 이들에게 주어질, 희박한 가능성의 월계관이다.


그러니 의미를 찾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의미는 인위적인 노력으로 찾아지기보다, 우연한 발견으로 이루어진다. 삶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매일 반복되는 지루했을 시간들을 매 순간 새로운 창조를 이루어낸 사람이 해낼 수 있는 발견. 의미는 그렇게 떠오른다. 전쟁에서 죽어가는 동료를 보고 의대를 진학한 남성은 태어나면서부터 겪었던 불행만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환경에서 매 순간이 고통이었을 것이고 두려움과 증오만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특수부대 최정예 멤버가 되고 NASA의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주어진 환경이 무엇이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행하고 반복하며 한 걸음씩 나아감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이겠다. 행하는 사람, 행하지 않는 사람 모두 하늘의 뜻 안에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결과가 어느 뜻에 속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이다.



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한줄기 빛은 비로소 그때 내 앞에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