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라는 예술

by Davca

위대한 예술은 가슴에 남는다.



그것이 미술작품이건 음악이건 스쳐 지나가듯 나를 휘감았던 기억을 명확히 재생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그때의 감정 그리고 감동, 온도와 분위기는 가슴에 남는다. 끝을 맺지 않은 채 끝났던 여운은 계속 살아남아 어느 순간 떠오르고 또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예술의 힘으로 위로받고 치유를 받는 까닭이다. 필요한 때에 나를 살린다. 우울의 끝에서 나를 건져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일 또한 예술이 될 수 있다. 이미 예술이나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감동 대신 고통이, 여유 대신 속도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예술의 흔적은 매일 자신에게 고스란히 남는다.

인내와 자기 절제, 배려와 이해, 수용과 거절, 조화와 반목, 관계와 절연, 무리와 개인의 뒤섞임 속에서 우리는 주어진 것들을 제한된 일정 안에 어떻게든 완수해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냄이 매일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 줄 몰랐는데, 어느 날 돌아본 나의 지난 시간들은 늘 무언가를 창조해 냈던 순간들의 합이었다. 좋은 이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기회를 만들었다. 작은 팀을 만들어갔고 규칙을 세웠다. 일을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플레이북 이란 것을 만들었고 교육했으며,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첨가하여 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시험했다. 그러는 사이에 해묵은 인연과 작별하며 경험치 못한 세상을 만들어 낯선 출발을 했고 그러는 사이 내가 아닌 우리가 창조해 낸 팀은, 조직은 조금씩 커져갔다.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고 또 반복되는 매일 익숙한 일들을 쌓아갔다. 그 대가로, 나의 시간을 내어준 반대급부로 생존에 필요한 돈을 받았다. 그렇게 밥벌이라는 것을 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Davc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나를 살리고 누군가를 돕는 글을 쓰려 애쓰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험과 지식과 상상과 지혜의 조화가 늘 머무르는 마음을 위해 명상을 하고 독서를 하며 나로 살아갑니다.

53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9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