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편지
그대,
어느 이름 모를 풀이여
찰나의 행복과
뜨거운 이슬을 머금은 그대는
누군가의 말할 수 없는 소중함이라
나 또한 그 소중함을 나눌 이유
충분치 않겠으나,
짧은 시간 긴 여정을 함께하는
말벗이 필요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나의 열매를 맺고자 한다면
나 그대의 찰나 언저리쯤에 있는
또 다른 찰나로 기억되더라도,
일평생
일순간 함께하는 기쁨을
누려보고자 한다.
설령, 그 길이 매 순간,
그대가 바라는
아름다운 바람으로
기억되지 않겠지만
흩뿌려질 차디찬 비바람과
모진 한파에도
나 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칠흑같이 어두워진 우리 두발 아래
새로운 길을 내며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나 또한 그대와
이름 모를 존재로 시들어감에
나의 충을 다해 기뻐하리오.
그대, 어느 이름 모를 풀이여
그대, 어느 순간 함께 흙으로 돌아갈
내 소중한 인연이여.
201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