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언젠가 당신이랑 같이 뛸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최근 들어 자주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잘 다니던 요가를 취소하고 달리러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러닝화가 없다는 말에 그런 거 필요 없고 일단 천천히 달리는 것에부터 출발하면 된다고 했다. 우리가 마라톤을 나갈 것도 아니고(나중일은 모르겠지만) 건강을 위해 무리하지 않고 조깅하는 정도라 장비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장비 고민할 시간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에서 달리고 오는 것이 더 현명한 것 아니겠는가. 혹 나중에 운동량이 많아지고 관심이 생겨 필요한 장비들을 하나둘 구입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당장 중요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가지고 있는 운동화 중에서 가장 편하고 발이 부어도 신고 다닐 수 있는 신발을 고르고 요가할 때 입던 옷을 입고 나갔다. 내가 본격적으로 달려보자 생각하고 시작하던 때가 2022년 4월 15일이다. 그간 여기저기 내가 가고 싶은 곳들을 달렸다. 집에서 가까운 양재천, 서울대공원 둘레길과 호수 주변, 관악산 등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즐겼다. 빠르게 달릴 수는 없어도 꾸준히, 오래 달리려고 했다. 그래야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육체적인 고통이 수반되는 운동인데 계속해서 하기 위해선 나만의 페이스로 달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즐겨야 했다. 그렇지 않고선 이것을 매일 혹은 주 5일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꾸준히 달려온 시간에 비해 나는 빠르게 달리지는 못한다. 속도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내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있다. 나는 조금 느리더라도 결국 끝까지 가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아내가 달려보자고 이야기한 것은 내게 놀랍기도, 고맙기도 한 일이었다.
신호가 바뀔 때 달려본 것 말고 운동으로서 달리기를 한 것은 결혼 전, 그러니까 십 년도 더 지난 일이라고 했다. 나는 그래도 나보다 7살이나 젊으니 나보다 나을 거라고 얘기했다.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날씨에 맞는 복장들을 하나둘 꺼내 입었다. 후드티와 모자, 긴 트레이닝 바지와 장갑을 낀 나를 보고 추울 것이라 했다. 영상 4도의 날씨는 이 정도의 복장도 괜찮다는 것을 뛰어본 사람들은 안다. 아내는 후드티에 바람막이 겸 땀복을 입었다. 무엇을 입어도 아내는 추워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는 아내에게 호언장담했다.
5분만 달리면 하나 둘 벗고 싶어 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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