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하 Dec 17. 2015

마지막 인사

정말 마지막이기를

한 달 간격으로 오던 너의 연락이 일주일 간격으로 짧아졌다.   


너와 관계를 정리하고

뜸했던 연락이 잦아지던 무렵,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힘든 시간들을 잘 견뎌냈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구질구질했던 대화는 더 이상 오고가지 않고 너는 나에게 기분 좋은 안부를 묻곤 했으니까.

나 역시 그런 안부가 싫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게 툭 던지곤 했던

‘한 번 보자.’ 라는 너의 말은 실제가 되었다.  



그날,

우리는 보지 않는 게 좋을 뻔했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너는 나를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

그리고 나를 많이 미워한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나만 보면 미워서 그러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나한테 연락이라도 했던 거겠지.

그 연락 하려고 너는 몇 번이고 망설였을거야.

참 조심스러웠다 넌.          



결론적으로 그날, 그리고 오늘 새벽에 이르기까지

우린 서로를 들쑤셔 놓았다.     


네가 그랬지.

언젠가 나에 대한 미움이 사그라질 때 즈음,

나를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나는 현재를 사는 사람이라

오지도 않은 미래 이야기 하는 거,

골치 아프고 별로다.   



그냥,

우린 연락하지 않으면 좋겠다.  


언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나는 반갑게 인사할거라고 말한 적 있지. 취소야.     



그냥 우연이라도 마주치지말자 우리.

진짜 안녕.

작가의 이전글 가 족같은 것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