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지막이기를
한 달 간격으로 오던 너의 연락이 일주일 간격으로 짧아졌다.
너와 관계를 정리하고
뜸했던 연락이 잦아지던 무렵,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힘든 시간들을 잘 견뎌냈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구질구질했던 대화는 더 이상 오고가지 않고 너는 나에게 기분 좋은 안부를 묻곤 했으니까.
나 역시 그런 안부가 싫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게 툭 던지곤 했던
‘한 번 보자.’ 라는 너의 말은 실제가 되었다.
그날,
우리는 보지 않는 게 좋을 뻔했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너는 나를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
그리고 나를 많이 미워한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나만 보면 미워서 그러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나한테 연락이라도 했던 거겠지.
그 연락 하려고 너는 몇 번이고 망설였을거야.
참 조심스러웠다 넌.
결론적으로 그날, 그리고 오늘 새벽에 이르기까지
우린 서로를 들쑤셔 놓았다.
네가 그랬지.
언젠가 나에 대한 미움이 사그라질 때 즈음,
나를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나는 현재를 사는 사람이라
오지도 않은 미래 이야기 하는 거,
골치 아프고 별로다.
그냥,
우린 연락하지 않으면 좋겠다.
언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나는 반갑게 인사할거라고 말한 적 있지. 취소야.
그냥 우연이라도 마주치지말자 우리.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