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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스트 Nov 27. 2018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다

가난한 이웃을 돌보지 못한 데 대한 죄악으로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것이다

요즘만큼 동성애에 대해서 시끄러운 날은 얼마 없었던 것 같다. 최근 개신교의 대부분의 이슈가 동성애에 매몰되어 있다. 동성애가 죄악이라나 뭐라나.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비개신교인들이건, 개신교인들이건 성경에서 주로 얘기하는 '죄악'이 동성애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열심히 선동 중인 개신교의 동성애 투쟁이 성경에 의거해서 봐도 얼마나 황당한 짓인지 모른다. 특히 비개신교인들이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이 동성애자랑만싸우는 할 일 없는 신이라고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소돔과 고모라 구절은 지금도 개신교가 반 동성애 싸움을 할 때 인용되는 구절이다. 소돔과 고모라는 타락으로 인해서 멸망했다는 성경 속 도시를 말한다. 이 도시가 망한 이유가 동성애 때문이라고 보수개신교는 열심히 성도들을 선동 중이다. 한국이 망할 것처럼 말이다. 개신교에서 제대로된 성경 해석을 할 줄 아는 성도는 많지 않은 듯하다. 성경이라고 하는 게 맥락에 대한 이해가 기본임에도, 한국 개신교는 문자 그대로 해석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구절을 따다 쓴다. 무리할 정도의 가짜뉴스를 생산해내는 개신교 인들이 많이 인용하는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이유는 동성애 때문은 아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동성애 때문에 망했다는 것은 직접적인 이유가 못된다. 성경에 <에스겔>이라는 책에는 소돔의 죄악이 이렇게 적혀 있다. 


네 동생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다. 소돔과 그의 딸들은 교만하였다. 또 양식이 많아서 배부르고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교만하였으며, 내 눈앞에서 역겨운 일을 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그것을 보고는, 그들을 없애 버렸다." (에스겔 16:48-50)

본인들은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가난한 이웃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는 부분은 '교만함'에 대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의 손을 붙잡지 않고, '교만'했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성경에서 말하는 교만함은 오히려 자신들이 하나님의 위치에 선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개신교인들이 보이는 행태가 교만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에스겔> 16장의 구절을 보수개신교가 어떤 식으로 해석하는 지를 먼저 찾아봤다. <기독일보> 등에서 설교문이라고 써놓은 것을 보니, 이 구절과 전혀 상관없는 동성애 구절을 덧붙여서 설교문을 써두었다. '문자 그대로'의 해석을 여러 번 강조하는 그들이, 이 구절만큼은 온갖 다른 구절, 연관없는 구절을 붙여서 해석을 해두었다. 저렇게 명확하게 왜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했는지 써 있는데 말이다. 


그 외에도 <이사야> 1장 10절에서 17절의 본문은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범하고 있는 죄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사야는 이스라엘의 관원들을 ‘소돔의 관원들’이라고 부르고, 백성들을 ‘고모라의 백성들’이라고 표현했다. 어떻게 표현했을지 살펴보자.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조금 남겨 두지 아니하셨더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 같았었으리로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수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수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선행을 배우며 공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

(이시야 1장 11~15)


여기서 알 수 있는 부분은 이렇다.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멸망한다는 의미는, 이 땅이 양극화가 심화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가득하고, 불의가 가득한 세상을 외면할 때다. 그러면서도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헌금내고, 교회 봉사를 할 때다. <이사야>에 기록된 바와 같이 '그러한 재물'은 기뻐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이사야>는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위선'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가난한 이들을 모른 척 한채로, 교회에 재물을 갔다 놓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성경이다. 하나님은 오히려 '선행을 배우고, 가난하고 학대받는 자를 도우라'는 명령을 한다.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이 소돔과 고모라다. 청년들은 흙수저, 금수저 등으로 나누며 삶을 비관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와 양극화 심화로 못사는 사람은 희망마저 볼 수 없는 세상이다. 비정규직 청년이 컵라면 하나 남긴채 비참한 죽음을 맞이해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슬픔에 빠져도 그들은 돌볼 생각이 없다. 외면한다. 동성애자랑 싸우는 데 급급하다.  <에스겔>서와 <이사야>서에서 비판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모습이 지금 한국교회가 아니고 어디겠는가. 결론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기 보다는, 쓸데 없는 일에 목숨을 걸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망하지 않았다. 그들이 싸우는 반 동성애 투쟁을 보고 있으면, 멀쩡한 기독교 정신을 해치는 듯해서 분이 차오른다. 현재 한국 개신교 목사들이 성경 잘 모르는 성도 몇명 선동해서 하는 짓을 보고 있자니, 답답할 뿐이다. 성경에 의거하면 망할 곳이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망할 것은 현재 한국의 보수 개신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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