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포리스트 Jun 15. 2018

누군가의 마지막 사랑으로 살기 원한다면

'기다려 달라'란 말 대신, '함께 가자'라는 말이 필요하다

# 1  
농담삼아서 "식장안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연애에는 변수가 많다. 특히 청년기에는 더 그렇다. 상대방이 유학, 군대, 고시, 시험 등이 얽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 인생을 가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말릴 수도 없다. 연인들은 '기다려달라'는 표현을 쓴다. 기다림은 지침이다. 지루함일 수도 있다. 기다리다 지치면, 감정이 달라진다고 모두가 말한다.

현실적으로 한국만큼이나 연애나 결혼하기 힘든 환경이 있을까.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준비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안정적인 집에 사는 것을 배반하듯이 부동산 값은 미친듯 비싸다(한참 비쌌을 때인 2005년 무렵을 기준으로는 프랑스를 7번 살 수 있고, 캐나다는 2번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었다). 우리는 학벌 문제가 심한 국가다. 재수, 삼수를 거쳐야 할지 모른다. 남성들은 군대에 가야 한다.

그렇기에 한국은 연인들끼리의 기다림이 만만치 않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 몸으로 느낀다. 여자는 멀리 봐서 답답하고, 남자는 멀리만 보는 여자를 답답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이리저리 한 상황들이 연인들을 갈라놓는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이상 감당해야 할 몫이다. 사회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테니, 힘을 합치지 않으면 넘기기 어렵다.

출처: https://team-isc.com/yes-its-never-too-late-to-get-fit/walk-together/


#2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의 마지막 사랑으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처음 사랑보다 더 큰 결심이 있어야 한다. 처음 사랑은 부드럽기만 하지만, 마지막 사랑은 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될 수 없다. 진지한 만남, 마지막 사랑은 참 어려운 일이다. 너무 많이 흔들리는 것을 붙잡아야 한다. 보통 정신 건강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얼마나 큰 확신이 있어야 할까.
 

마지막 사랑으로 살려면 과거와 미래가 달라진다. 언젠가는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랑은 앞으로보다는 현재가 중요하다. 과거와 미래가 없어야 한다. 미래는 그릴 이유가 없고, 과거는 미련일 뿐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사랑으로 살 결심을 하면 달라진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과거는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고, 미래가 행복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나의 인생도 살아야 하지만, 남의 인생도 살아야 한다.


굳은 결심 끝에 결정한 선택을 도박으로 느낄 수도 있다. 머리가 자꾸만 복잡해진다. 구두계약을 믿기가 가장 어려우니 말이다. 불안한 세상 살이하면서 상대에 대한 감정도 바뀔 수 있다. 어렵사리 한 결혼을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지막 사랑으로 지내기가 참 힘들다.

출처: https://ko.depositphotos.com/18941711/stock-photo-couple-hand-in-hand-love.html


# 3
누군가의 마지막 사랑으로 살기 원한다면, 현실을 봐야 한다. 그리고 '기다리라'는 말 대신에 '함께가자'라는 말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불안을 심어주는 게 문제다. 사회도 불안한데, 상대까지 불안하니까 버티기 힘든 것이다. 상대가 갈피를 못잡는데, 당연히 불안하지 않을까.


남녀 모두 갈피를 못잡는 상대를 불안해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있다가 상황이 악화되면 '떠나라'하는 남자, 상황이 좋으면 내가 만들어 둔 '세상'에서 '살아라'라는 남자의 모습을 버티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혼자 짊어지려는 남자도 불안하다. 남자 입장에서 그런 불안을 못 알아주는 여자가 섭섭할 뿐이다.


상대의 마지막 사랑이 되려면 함께 갈 줄 알아야 한다. 함께 가야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 '기다려 달라'는 말 대신에, '함께가자'고 해야 상대방도 움직일 수 있다. 불안한 우리 사회 속, 상대라도 안정이 되어야 같이 갈 수 있다. 누간가의 마지막 사랑이 되기 원한다면 '함께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때로는 현실적으로, 때로는 이상적으로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백보다 더 큰 용기는 끈질기게 사랑하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