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게 두렵다는 너에게
오늘 네가 나한테 툭 하고 던졌던 말이 있어. '늙고서 못생겨지면 어떠냐는 말'이었어. 마음아픈 말이었어. 한국사회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모르겠어. 취업에서 이렇게까지 나이제한을 걸어두는 나라는 내가 알기로는 한국밖에 없어. 거기다 그 놈의 나이값은 뭐가 그리 많은지 모르겠어. 30살이 되면 직장이 있어야 하고, 차가 있어야 하고.. 등등이 그것이야. 한국에서 나이값을 하려면, 수저를 잘 물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암묵적으로 알지만, 핑계로 생각하는 어른들 때문에 말하기가 참 힘들어. 요즘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남녀 신입사원 나이가 만 28세 전후를 선호한다니까 말 다한 것 같아. 나이를 먹으면 지식과 네트워크 그리고 경험이 충분한데 말이야.
이런 사회니까 남자든 여자든 나이 먹는 게 두려워. 한국에서 남자도 나이먹는 것은 두려운 일이야. 왜냐고? 남자들 사이에서 느끼는 박탈감이 존재하기 때문이야. 남자들이 나이에 민감하지 않을 것 같지만, 어린나이에 이루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 하고는 해. 특히 한국에서 '나이 먹은 남자'는 집도 있어야 하고, 차도 있어야 하고, 직장도 변변한 곳이 있어야 하고.. 이런 짐을 지우고는 하더라고. 100번 좋게 생각하고,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을 해도 한국에서 아직도 관행으로 남아 있는 것이 '남성에게 짐'을 씌우는 것이야. 사실상 가정을 책임지는 것은 복지국가의 발전이 하는 일이거든. 그런데 이 책임을 가부장적 남성에게 씌어왔던 우리 사회가 정말 큰 문제거드.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여성들에게 남긴 관행들은 더 잔인한 것 같아. 여성들이 걱정하는 취업문제를 놓고서 '솔직히 여자는 취업하면 돼'라는 몰상식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 문제 아니라고 아무 말이나 막하는 사람들이거든. 어디 그 뿐일까. 수많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문제로 인해서 일을 그만두고는 해. 때로 경제학자 일부나 경제관료들은 '출산율'을 죽을만큼 걱정하면서 선전을 해.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말이야. 자신들이 어렵게 해놓은 경제, 애 낳기 힘든 환경 만들어놓은 국가의 책임을 왜 여성들에게 돌리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 아무튼 간에 취직, 그리고 경력직에서 차별을 당하는 것 책임져주지 않는데, 결혼하고 아이키우면 나이를 금방먹으니 두려워 하게 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신체가 늙어가는 것, 정신이 늙어가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야. 그래서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청년기만큼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이대로 아줌마가 되어버리면 어쩌냐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아저씨가 될 것이라 상관이 없고, 30년, 50년, 100년까지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은 해주지만, 그것만으로 끝이 아닌 것 같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여자는 나이가 아니라 멋을 먹는다'는 것이야. 나이를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멋'인 것 같아. 그것은 단순히 꾸미는 것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지혜, 그리고 리더십이야. 여성이 아름다움을 먹는 것은 한순간 일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인생이 빛나는 것은 평생이 될 때가 많거든. 멋은 어떤 사람이 인생과 말 그리고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어. 멋을 먹기 위해서는 삶의 경험,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해.
나는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힘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마음 따뜻한 사람, 어떤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하는 지혜로운 사람, 어떤 강자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 '남자들이 나이 먹어도 멋있는 사람 많다'고 가끔 이야기 하지만, 그냥 나이만 먹은 사람들도 정말 많이 존재하거든.
지금 네가 사는 방향을 보면, 희망을 주는 사람이고, 힘든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고, 어떤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 이렇게 멋지게 살면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이 대신 멋을 먹는 너를 발견할거야. 늙는 게 두렵다고만 말하지만, 지금처럼 멋지게 살 준비를 하면 어느새 나이 대신 멋을 먹은 너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너의 10년후, 20년 후, 30년 후를 기대하고 축복해. 너는 나이 대신 멋을 먹는 사람이야. 힘내, 세아야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