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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Sep 23. 2019

[에세이 67]내면을 향한 여행_Ad Astra

[줄리아의 크루 에세이] 요즘의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요즘의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예스!’를 외칠 것 같다

그동안은 크게 휴식에 대한 생각을 안 했더니 연차가 많이 남아 팀장님이 빨리 휴가 좀 쓰라고 장난이 섞인 협박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남아있는 휴가일이 너무 소중히 느껴질 만큼 정말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최근에 소중한 사람이 큰 수술을 하게 되어 걱정, 불안함에 스스로 예민해져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

이번 명절에 집으로 내려가 아버지와 나눈 대화에서 아버지 본인의 꿈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본인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모르시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속상했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잘 못 자니 컨디션도 안 좋아지고..!  그래서 요즘은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비저너리 모임에서 휴식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다. 사람마다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가지각색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고양이처럼 누워있어야 쉬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고, 무언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해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육체적인 피로보다는 정신적인 피로로 인한 휴식이라면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여러 가지 활동으로 리프레시가 되곤 했다. 이번에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된 애드 아스트라는 영화가 그런 의미로  나에게 작은 위로를 주었다.





애드 아스트라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인 이영화는 우주 탐사를 소재로 SF 장르로 구분되어있지만 인간 내면의 심연을 깊이 있게 다룬 영화이다. 주인공 로이 맥브라이드가 심리검사를 받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하는데,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오며 우주인으로서 촉망받던 로이는 29년 전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아버지가 살아았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인류의 영웅이라 불리던 그가 태양계 전체를 위협하는 전류 급증 현상 ‘써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에 조금씩 흔들린다. 그런 아버지를 설득하고 위험한 실험을 막기 위해 로이는 지구와 달의 뒷면, 해왕성으로 향하게 된다.






아버지를 찾는 동안 만난 자신

로이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돌발 상황에도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평온하며,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 자기 자신의 감정보다는 대의나 일에 집중하며 살지만 정작 그 일이 그다지 명예롭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그의 여자 친구는 그가 자기 파괴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내면에 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난파된 우주선에서 실험용 유인원의 분노를 보며 자신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분노, 공허함 등을 떠올린다.

그리고 혜왕성으로 가는 우주선에서 혼자 남아 몇 달을 버티는 동안 지독한 고독함에 미칠듯한 경험을 하고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두고 온 자신을 이기적이라며 비난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로이는 아버지를 찾게 되지만 아버지는 그런 로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목표는 우주의 또 다른 지적 생명체를 찾는 것이며 그런 대의를 위해 가족, 사랑 같은

사소한 것들은 장애물일 뿐이라는 것.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를 보며 로이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하지만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와 함께 지구로 돌아가자고 얘기한다. 이미 오랜 시간 프로젝트에 몰두하며 지냈던 아버지는 결국 혼자 있기를 택한다.





휴식이 주는 것들

어린 시절 자신을 두고 우주로 떠난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분노 사이의 정리되지 못한 감정을 덮어두었던 로이는 평온함을 넘어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돼버린다. 하지만 아버지를 만나러 해왕성으로 가는 여행을 통해 상처로 덮어두어 흐릿해진 내면세계를 조금씩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목표를 향한 맹목적인 삶의 끝을 아버지를 통해 보며 그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돌아온 로이는 오히려 삶의 원동력을 찾고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게 되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를 보며 위로를 느끼게 된 것은 주인공과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었다. 목표를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는 아버지가 걱정되었고 나도 어쩌면 아버지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의 대한 소중함, 나의 내면의 대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휴식은 우리에게 주변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에게 이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 아버지가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요즘의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비저너리의 크루 에세이 시즌 2부터는 비저너리 달력 뒤에 있는 그 달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한 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크루들의 진솔한 답변으로 채워 나갑니다.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 생각에 잠기실 수 있도록 최근 한 달(4개)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는 다음 질문 중 하나를 깊이 생각해보면서 어딘가에 답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우리에겐 휴식이 왜 필요할까요?

[에세이 66] 거북이 달린다

[에세이 66] 거북이 달린다

•뭘 했을 때 가장 '잘 쉬었다'라고 느끼나요?

[에세이 65] 충전기가 없으면?


•새로운 휴식 계획을 세워볼까요?

[에세이 64] 설레는 마음으로 휴식 계획을 세워보자.


•기분이 편안해지는 나만의 장소를 찾아볼까요?

[에세이 63] 퇴근했으니 오늘도 노란 전구를 켭니다.



요즘의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비저너리는 일론 머스크를 만나 인터뷰 하러 가겠다고, 다같이 우주 여행을 가자며 출발한 비영리 소모임(이자 우주 먼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 놓아 청춘들을 응원하자는 마음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런치와 팟캐스트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 이런 청춘들에게 커피 값 한 잔 후원해 주시고 싶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찡긋) 늘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 신한은행 373-04-247722 (오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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