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행복론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어느 상품명처럼 2%가 부족하면
그건 엄청난 기울기입니다
아마..
그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2%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를 아는 모양입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1%가 빠져나가
불행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수치가 기울기전에
약간의 좋은 것으로
얼른 채워넣어
다시 행복의 무게를 무겁게 해 놓곤 합니다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 삶에서 아무 것도 아닌..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 할 때의 평화로움
따뜻한 아랫목
친구의 편지
감미로운 음악
숲과 하늘과 안개와 별
그리고..
잔잔한 그리움까지
팽팽한 무게 싸움에서는
아주 미미한 무게라도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단 1%가 우리를 행복하게 또 불행하게 합니다
나는 오늘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행복하다고...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