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만드는 힘
탈무드에 한 예화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랍비 아키바가 나귀를 타고 개 한마리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아키바는 머물 곳을 찾다가 마침 헛간 하나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갖고 있던 등잔을 켜고 책을 폈습니다. 그대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등잔불이 꺼져 버렸습니다. 아키바는 할 수 없이 잠을 청했습니다.
그가 잠든 사이 여우가 나타나 개를 물어 죽였습니다. 또 사자가 나타나 나귀를 잡아 먹었습니다.
날이 밝자 그는 등잔만 들고 혼자 길을 다시 떠났습니다. 얼마 후 가까운 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전날 밤 도둑들이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전부 살해했던 것이었습니다. 아키바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바람에 등불이 꺼지지 않았더라면
나도 도둑들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만일 개가 여우에게 물려 죽지 않았더라면 개가 짖어댔을 것이고,
나귀가 사자에게 물려 죽지 않았더라면 나귀가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몽땅 잃었기에 나는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나의 저서 <나도 가끔은 위로받고 싶다> 중 Story 1 - 6번째 이야기가 "최선을 다했으나 최악과 만나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책에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코 좋은 결론을 얻지 못했던 안타까운 지인의 이야기가 실려있지만 살아보니 우리는 모두다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결론에 도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과만을 보지않고 최선과 최악 사이에서 '멈추어 돌아보는 생각' 이란걸 하는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허투루게 자신을 망가뜨리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비록 일명 '금수저'로 태어나진 못했지만 내 인생은 내가 조율하며 '금주걱'을 만들어 살고 싶었다. 흥청망청 엄청난 돈을 갖고 싶지도 않지만, 돈에 노예가 되어 사는게 팍팍한 그런 초라한 청춘만은 되지 않겠다는 자존심 하나로 짱짱하게 버텨온 인생이었다.
최선에 최선을 다했으나 불공평, 불합리한 상황들에 내가 걸리고 넘어질 때마다 왜그리도 하늘은 푸르르고, 남들은 환하게 웃고 살던지 마치 세상에 나 혼자만 불운한 인생, 재수 없는 인생으로 사는 듯 머릿속은 하애지고, 가슴은 구멍이 숭 뚫리고, 팔다리에 기운이 빠졌었다.
나만큼 열심히 살지 않아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친구나 동료들을 볼 때면 이렇게 살아 무엇하나 싶다가도 마음속에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 자신감과 긍정의 도전 정신이 가뭄에 말라 비틀어진 땅처럼 쩍쩍 갈라져서 마음을 후벼대도 혹여나 떨어질 단비같은 행운을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또 매달리며 나보다 못한 주변을 챙기면서 다시 일어난다.
최악인 줄 알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보자.
다시 한번 무릎에 힘을 주어 일어나 보자는 말이다.
너도 나도 모두 힘들고 최악인 상황을 살고 있다. 누구 한 사람 모두들 여유가 없어 지쳐 가고 있다보니 부모-자식간에도, 친구간에도 까칠해진 대화와 남녀노소 가릴것없이 10대도 힘들고, 30대도 지치고, 50대도 우울한 사회를 살고 있다.
하지만 끝인것처럼 포기하지 말자. 절대로 결코 마지막인것처럼 여기지 말자. 우리가 눈감지 않는한 무슨일이 미래에 또 햇살처럼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