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이모 May 10. 2021

새로운 길 / Brand New Road

1938년 5월 10일의 날짜가 쓰여있는 윤동주 님의 '새로운 길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Brand New Road


Yoon Dong-Ju


Crossing the brook into the wood

Passing the hill into the vill

Walked on it yestrday,  will walk today too

My road is a brand new road


Dandelions are blooming

A magpie's soaring

Maidens're walking by

A wind is coming by


The road I take is always

A brand new road

Today and tomorrow

Crossing the brook into the wood

Passing the hill into the vill




새로운 길 덕분에 어려운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조금 빨리 찾아온 퇴직이라는 위기로 매우 억울하고 힘들었을 때 당시 광화문 교보빌딩 현판의 글귀가 새로운 길이어서 출퇴근 때 보면서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억울함이 추억으로, 힘든 마음이 감사로, 미처 준비 못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조금씩 바뀌어 갔습니다


퇴직 후 동요작곡가로 살고 싶어서 잠시 작곡을 배웠습니다.  윤동주 시인 (1917-1945)께 감사하며 부족하지만 윤동주 님의 탄생 100주년이던 해에 주말 작곡반 숙제로 곡을 붙였습니다.  A-B-A 형식의  기본 24마디의 간단한 곡입니다



윤동주 님의  새로운 길에 곡을 붙인 동요는 종로구  윤동주 창작음악제에 출품하였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음원으로 남았습니다.  2020년 4월에 이 곡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에 동요작곡가로 신탁자 회원이 되고 첫 저작물을 등록하였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여러 새로운 길 동요 중 배경이 만개한 벚꽃나무이고 도입부에 휘파람 소리가 난다면 제 창작물입니다.


새로운 길 덕분에  새로운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매일 만나는 민들레와 까치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무심히 이는 바람.  모두 윤동주 님의 시에서 튀어나온 듯 새롭고 반갑고 귀하고 감사합니다.


내를 넘어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가는 나의 길은,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길입니다.






에필로그


. 제게 처음으로 작곡을 가르쳐 주신 SJA 손 교수님과 오래전에 윤동주 시집을 선물해준 친구 Agnes양 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제가 다닌 회사의 전통을 따라 퇴직할 때 간단한 소감을 표하는 영어 스피치를 해야 했는데 작별인사 대신 이 시를 읽으려고 영어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도배붓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