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덕분에 어려운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조금 빨리 찾아온 퇴직이라는 위기로 매우 억울하고 힘들었을 때 당시 광화문 교보빌딩 현판의 글귀가 새로운 길이어서 출퇴근 때 보면서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억울함이 추억으로, 힘든 마음이 감사로, 미처 준비 못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조금씩 바뀌어 갔습니다
퇴직 후 동요작곡가로 살고 싶어서 잠시 작곡을 배웠습니다. 윤동주 시인 (1917-1945)께 감사하며 부족하지만 윤동주 님의 탄생 100주년이던 해에 주말 작곡반 숙제로 곡을 붙였습니다. A-B-A 형식의 기본 24마디의 간단한 곡입니다
윤동주 님의 새로운 길에 곡을 붙인 동요는 종로구 윤동주 창작음악제에 출품하였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음원으로 남았습니다. 2020년 4월에 이 곡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에 동요작곡가로 신탁자 회원이 되고 첫 저작물을 등록하였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여러 새로운 길 동요 중 배경이 만개한 벚꽃나무이고 도입부에 휘파람 소리가 난다면 제 창작물입니다.
새로운 길 덕분에 새로운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매일 만나는 민들레와 까치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무심히 이는 바람. 모두 윤동주 님의 시에서 튀어나온 듯 새롭고 반갑고 귀하고 감사합니다.
내를 넘어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가는 나의 길은,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길입니다.
에필로그
. 제게 처음으로 작곡을 가르쳐 주신 SJA 손 성준 교수님과 오래전에 윤동주 시집을 선물해준 친구 Agnes양 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제가 다닌 회사의 전통을 따라 퇴직할 때 간단한 소감을 표하는 영어 스피치를 해야 했는데 작별인사 대신 이 시를 읽으려고 영어로 옮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