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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이모 Nov 21. 2021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최백호 박주원 유채훈

2021년 11월 19일 롯데콘서트홀 '21 오노프 콘서트 V 공연 후기

기다렸던 일들을 조금씩 시작하는 꽤 효율적인 한주를 보냈다 (고 생각했다).  11월 세 번째 금요일 오후를 맞아 노트북 들고 근처 카페에 가서 오랜만에 아메리카노를 그 옆에 두었다.  열심의 증빙은 다음과 같다.


겨울을 맞아 특가 이벤트가 있어 미루어 왔던 골프 개인 레슨 20분 첫 시작- 화요일 5시 20분 (아이언 5번 7번만 언니 거 잠깐 빌려서 우선 시작, 오래된 클럽이라 그립이 경화되어 근처 골프숍에서 교체하라고 조언 받음)

DAW (Digital audio workstation)의 기능적인 부분만 초고속으로 배우고 싶어 검색과 눈팅만 하던 MIDI수업 첫 시작 - 목요일 1시.  레슨 장소가 집에서 가깝고 강사님이 엔지니어 출신이라 결정. 큐베이스보다 좀 쉽다는 에이블톤 라이브로 첫 수업.  동요 '우리나라 꽃' 8마디 4 트렉 (멜로디, beat, 화음 멜로디 2, 코드)을 첫 1시간 안에 완성시키며 다음 주에는 16마디를 찍어봐야지, 집에서도 연습해야지 기대가 커졌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스터키보드도 교체해야지. 마음도 바빠졌다.


일상의 루틴에 들어온 두 가지, 골프와 미디. 일정도 조정하고 예습 복습도 해보려고 노트북과 커피를 준비했는데 어쩐지 답답해졌다.  뭔가 모를 막막함. 목욕탕 물을 빼다가 나까지 녹아 하수구로 빨려가는 듯한 압력이 느껴졌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보스턴에 다녀오느라 못 간 오르간 레슨. 다시 받아야 하나. 나는 이제 와서 왜 음악의 언저리에서 이렇게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오르골 보석상자 안에서 뚜껑이 열리면 같은 크기의 원만 빙글빙글 도는 춤추는 자석 인형처럼 제 자리에만 머물러 있는가.  


오십이 다 되어 작곡 기초를 배울 때는 말은 할줄 알지만 글자를 배우지 못해 편지가 올 때면 자녀들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할머니들이 가나다를 배우는 마음으로 정말 내 편지, 내 일기 내가 혼자 한 장이라도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아직 풀타임 일하는 엄마였던 그때 6개월 정도 토요일 마다 3시간씩 대학로에 가서 열심히 배웠지만 그마저 여의치가 않았고 또 몇 년이 지났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작곡을 배우던 당시 숙제로 써 놓은 10곡 정도를 그때 10대 초반이었던 둘째 아이가 아직도 가끔 불러 주는 것을 들으며 꼭 음원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시작은 했지만 어쩐지 너무나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악기를 배우려면 기본으로 수년, 평생이 걸리기도 하는데 컴퓨터 키보드 조작 하나로 악기 소리도 바꾸고 전조가 가능하고 박자 리듬까지 다 바뀌는 MIDI를 습득하는 일은 반가우면서도 피곤하다. 내가 알아온 음악에 대한 세계관을 일부 부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오르간 레슨은 어떤가.  열심히 해 두면 나이 (더) 들어서 작은 교회 봉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공연장 백스테이지 투어 때 가이드 보조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었지만, 그리고 파이프 오르간이라는 악기 자체가 너무 궁금하고 매력이 있어 문헌도 찾아보고 글로 정리도 하였지만 so what? 바흐의 토카타와 푸그를 연습할 때 나는 너무 재미있는데 계속되는 디미니쉬 (diminish) 스케일의 반복으로 인해 할로윈 음악 또는 호러 영화 음악으로 각인되어 있다니 또 그나마 푸그 부분은 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지루하다고 하니 연습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구노 바흐의 아베마리아를 칠 때는 자꾸 왼손 멜로디 부분과 발 페달이 엉켜서 원곡이 어땠는지 조차 혼돈스럽다.  어찌하나.


이때 오르간 레슨 시작할 때 동기로 만났던 ss 선생님 생각이 났다. 십 대 자녀 두 명을 키우면서도 음악활동을 활발히 하고 내조 또한 알차게 하는 존경스러운 후배님. 혹 기타 레슨을 받거나 첼로 앙상블 연습 중일 수도 있을 것 같아 통화되냐고 톡을 넣으니 바로 답이 왔다.  오랜만에 통화를 하였고 여러 이야기 끝에 일단 오르간 레슨은 디플로마 받을 때까지 이어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통화가 끝나고 ss님은 오늘 아는 분이 연주하는 공연에 간다고 톡으로 영상을 보내왔다.  기타리스트 박주원 씨의 집시의 시간 (Time of Gypsy). GypsyGuitar Juwon Park이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인데 4분 정도 되는 이 영상 보고 급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이런게 음악이지. 온몸이 악기가 되어 편집도 후반 작업도 없이 원테이크로 혼자서 다 연주해 내는 것!  작곡을 하는 동안 또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아니 어쩌면 작곡도 그저 손가락과 그의 기타가 그냥 해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의 열정을 다 보아왔으니 그 보답으로...


https://youtu.be/Qb1Vdkdp57M


낯선듯 하면서도 금방 빠져드는 기타의 매력이 궁금해 질 즈음  ss 후배님은 오늘 공연은 낭만에 대하여를 부르신 최백호 님과 2020년 팬텀 싱어 우승자인 테너 유채훈 씨가 함께 한다고 알려 주었다.  2012년 이소라의 두 번째 프러포즈에서 최백호 님과 박주원 기타리스트가 함께한 '방랑자'라는 곡의 영상을 보내주었는데  그 노래를 들으니 다른 색깔과 깊이를 가진 예술가 세명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오늘 공연에 꽤 멋지겠네!


그리고는 가을이면 흥얼거리는, 미국가기 전 오르간으로도 연주해볼까 했던 2016년 11월에 만든 '가을의 기도'가 본래 최백호 님의 목소리를 생각하면서 만든 거라서 공연에 가서 한번 직접 그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은 3시가 조금 지난 시간. 8시 공연 표를 구할 수 있을까? 하던 거 정리하고 잠실까지 늦지 않게 갈 수 있을까?


  




박주원님과의 첫 만남은 어쩐지 얼 클루(Earl Klugh)가 생각나는 (내가 아는 기타리스트가 별로 없기도 하지만) 서정적이면서도 아침에 출근하려 나섰는데 폭설이 내려 주춤하다가 결국 버스에 올라 긴 출근길 바깥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듯한 아름답고도 이야기가 많은 그런 곡이었다.  제목이 '겨울날의 회상'이라고 박주원 씨는 곡이 끝나고 설명을 해 주었다.


편안하게 마지막 앨범 낸 것이 벌써 3년 정도 되었고 이렇게 공연장에서 다시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그리고 4시 공연보다 긴장이 많이 풀려서 훨씬 좋은 공연을 들려 드릴 거 같지만 혹 갑자기 10년 동안 안 틀리는 부분에서 실수할 수도 있다며 겸손함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였다.


다음 곡은 '슬픔의 피에스타'. 이 분의 대표곡이고 최근 낸 LP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 제목 그대로 슬픔을 담은 멜로디를 여러 조성을 넘나들며 춤추듯 연주하고 끝맺음 역시 슬프고도 강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LP 자켓 사진도 너무 멋졌다.  공연 끝나고 나올때 보니 그 LP를 들고 박주원 님과 집시 밴드 맴버 분들의 싸인을 받고 사진을 함께 찍는 팬분들도 여럿 보였다.  그 중에는 이번 공연을 보려고 멀리 포항에서 4박 5일 일정으로 서울에 짐을 풀고 박주원님의 동선을 따라 응원하는 찐 팬들도 계시다고 한다.


박수를 많이 받은 '슬픔의 피에스타'에 이어 드럼이 낮게 깔렸고 이후  영화 대부 (The Godfather)의 주제가 'Speak Softly Love'를 청아하면서도 단단한 음성으로 부르며 키큰 모델한분이 등장.  아니 훤칠한 테너 한분이 등장. 바로 팬텀 싱어 우승자 유채훈 씨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번 무대에서 처음으로 부른다는 곡 그라나다 (Granada)가 박주원 씨의 기타에 맞추어 공연되었다.  꿈에 그리는 땅 그라나다를 그리워하며 집시가 되어 구슬픈 노래를 부른다는 내용.  스페인어의 멋진 가사와 함께 기타 반주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가수의 설명이 무색하지 않게 감성이 전달되었다.  스페인어는 모르지만 cantar, melancolia 같은 단어들은 이해가 될 것도 같아 찾아보니


        Mi cantar flor de melancolia   구슬픈 꽃의 노래를


이라고 한다.  기타 반주와 너무 찰떡궁합이라 나는 마치 가수가 직접 기타를 치며 자신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중간에 박수를 유도한 테너 유채훈 씨의 센스도 인상적이었다. 감사 인사 멘트 후 볼라레 (Volare)가 이어졌고 관중들은 박수로 박자를 맞추었다.


우리나라 가곡도 무대에 올렸는데 허림 시,  윤학준 작곡의 '마중'. 작년 내내 이해원 님의 목소리 음원으로 들었던 곡. 좋아하는 곡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바로 직전 곡의 흥겨움이 남아 있어서인지 도입부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피아노 편곡이 아름다웠고 후반으로 갈수록 기대했던 서정성이 나와 주었고 다음 무대를 장식할 최백호 님을 맞을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었다.  




나는 처음 보는 공연이지만 수차례 최백호 님의 공연을 보아온 언니는 우선 청바지 인지 먼저 확인했다.  그러네요.  물이 빠진듯한 옅은 색의 청바지이네요.    뚜벅뚜벅 조명 속으로 걸어 들어와 '연분홍 치마가'를 부를 때 무대는 안개에 둘린 듯했고 좀 멈직한 곳에 자리한 나는 표정은 볼 수 없었으나 가수가 온몸으로 노래한다는 것을 실루엣으로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봄날은 간다'로 첫 곡을 정한 고희를 넘기신 최백호 선생님은 조근조근 인사와 근황을 꺼내 놓으셨다.  가수 시라 그런지 힘 뺀 목소리의 딕션이 어찌 그리 좋은지 정말 단어뿐 아니라 생각과 경험까지 고스란히 전달이 되는 듯했다.  그는 이리 읊조렸다.


" 나이가 들수록 가을이 어간다. 70세가 되니 이렇게 가을이  강하고 짙고 향기롭게 느껴진다. 이런 가을 아침이 참 좋고 이 나이에 이렇게  좋은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러니 (여기가 주제라는 것을 나만 느낀 것일까)  오늘 오신 관객들도 행복을 많이 가져가기를 바란다.  (네. 행복 많이 가져갑니다. 감사합니다.)  박주원 씨 덕에 많은 좋은 일이 있었다.  공연할 때마다 연락을 해온다. 아이유와도 노래하고... 음원 반주와는 천지 차이의 라이브 협업 좋아한다.  대신 런티 없이 함께 많이 연주했다.  오늘은 개런티를 받았다.(웃음)


연분홍치마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1절만 늘 흥얼거리셨는데 부를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고 성격상 내 노래는 느리고 슬프다.  조금 빠른 노래라면 '영일만 친구'와 '뛰어'(1977) 정도이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는 내가 스무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가사로 적어두었다가 만든 곡인데 어찌 보면  삶을 바꾸어 놓은 곡. 내가 가수의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 노래다."


최백호 선생님은 이렇게 인사를 마무리하고 박주원 씨의 기타에 잠겨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를 부르셨다.  옛적에 들었던 반주와 달라서인지 아주 새로운 느낌으로 연주되었는데 드럼이 마치 기차 바퀴소리 같았고 노래와 기타반주는 떠나야 하는 이와 보내지 못하는 자의 실랑이 같았다.  마지막 부분의 퍼커션은 그 탠션이 끝나고 마치 종착역에 다다른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차여행을 하는 듯한 시간을 갖고 있는데 최백호 님은 이제 비교적 최근 작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코브리지 작곡의 '부산에 가면' 그리고 '바닷 끝'에 대한 이야기.  TV Drama, 영화 등에 많이 쓰이고 최근에는 최동원 씨에 관한 다큐 끝부분에 들어간 것을 듣고 지인 카메라 감독님이 많이 울었노라고 연락을 받았다고 하셨다.  


자신은 매우 부끄럼을 많이 타는데 언제나 너무 부끄러워하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하셨다.  그러나 TV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을 봤을 때 부끄러움이 많은 내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 하여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었다.


그리고 '낭만에 대하여'.  45세 때 지은 곡인데 효도곡(아마 수입적인 측면에서) 이라고도 하셨다.  유채훈 테너를 보며 30대의 낭만이 있고 또 자신처럼 70대의 낭만도 있다고 하셨는데 70대와 낭만이라는 말이 그렇게 어울릴 줄 몰랐다.  그리고는 80대의 낭만은 어떨지 진심으로 기대가 된다고 하셨다.


30대 낭만을 보여준 젊은 테너와, 45세에 곡을 지어 거의 30년간 같은 곡으로 사랑을 받는 70대 대가의 낭만이 보여준 듀엣.  박주원 기타리스트의 반주가 더해지니 사실 듀엣이 아니고 트리오.  또 간주 부분에서는 1992년 영화 '여인의 향기 (Scent of a woman)에서 나온 'Por Una Cabeza Shall we Tango'가 연상되어 나름대로 멋을 낸 분이 도라지 위스키를 탱고 스텝으로 내오는것 같아 혼자 웃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세월과 함께 더 빛이나는 망팔(望八)의 노가수, 집시스타일의 작곡과 연주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한 기타리스트, 팬텀싱어 우승으로 단번에   팬심을 확보한 젊은 테너.  서로 다른 세대의 또 아주 어찌 보면 이질적인 장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무대에서 이렇듯 멋지게 꿀 미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 예술의 내공과 인생의 깊이가 또 그 겸손함이 남다르기 때문이리라.


앙코르로 불러준 메모리 (Memory).  최근 40주년을 맞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 뮤지컬 케츠 (Cats)에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노래인데 유채훈 씨는 젊은 날의 그리자벨라를 최백호 선생님은 나이가 들어 다시 돌아온 그리자벨라를 연기하는듯 했다.  2인 3각으로 조금은 삐걱거리듯 하면서 결국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베사메 무쵸'와 '영일만 친구'로 마무리된 이번 공연을 보고 나니 아까 오후 3시에 왜 그렇게 답답했는지 이해가 되고 또 그 먹먹함이 많이 해소가 되었다.  음악은 소통인데 혼자 자꾸 이것저것 머리로만 기술로만 다가가려서두른것이 시간ㆍ에너지 낭비였던것다.


강의를 들은 것도 아닌데 큰 배움을 얻은  또 여행을 다녀온 듯 콘서트홀을 빠져나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의 울림으로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빠르게 도망만 가는 가을 끝자락을 살포시 놓아 줄  용기가 생겼다. 음악. 이렇게 언저리에만 있어도 함께 하니  좋다.  관객에게 행복을 많이 가져가시라고, 온 열정 다해 준비하고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들과  또 그런 무대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건 여러 색이 짧은 시간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빨간 단풍나무, 노란 은행 나무,  그 사이의 수많은 갈색과 오렌지색의 그라데이션. 그리고 언제나 푸른 상록수 까지.  최백호, 박주원, 유채원 그리고 집시 밴드 (건반 유니크노트 + 1, 2nd 기타&트럼펫 유승철, 베이스 고대승, 퍼커션 박광현, 드럼 김범철).  이렇게 여덟명의 가을 아티스트들의 열정을 한 무대에서 보니 감동이 없다면 더 이상할 것이다.  


포도밭(빈야드) 모양의 에 앉아 짙은 색의 단풍 나무같은 아티스트들의 열정이 만들어 내는 울림을 들으며 나는  소리없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 그리고 그 울림은 가슴이 한번은 돌아봐야 할 그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 주었다.  '낭만에 대하여' 까지는 아니더라도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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