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 내게 주어진 재료로 리폼하기

부제 : 자국에서 유학생활하기!

by 글둥지


자! 내게 강한 동기부여를 주는 목표가 생겼다!


영어실력 향상!


일단 공통적으로 남들이 영어공부로써 제일 많이 하는 '토익' 책을 나도 펼쳤다.

토익과 더불어 토플공부도 시작했다. 그리고 외국인이 많이 쓰는 생활영어 라는 유사한 제목의 책들도 몇 권 샀다.

그렇게 또다시 고등학생 때처럼 도서관에서 영어 문법을 공부하고 책에 나온 회화 표현들을 암기하며 열심히 굴삭기가 땅을 파듯 공부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백날 영단어와 영어 표현들을 외우고 시험용 문법과 리스닝을 무한반복 들었지만

여전히 나는 외국 친구들과 대화할 때 자신감 있게 영어가 나오지 않았고(할 때마다 작아지는 내 자신...) 영어점수는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래서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았다.

대부분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추천해주었다. 조언대로 내가 갈 수 있는 유학이나 어학연수 관련 정보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야망과 현실의 갭에 부딪히고 말았다. 자비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가자니, 비용이 내 생각보다 훨씬 부담이었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교환학생이나 정부 지원 파견 프로그램은 내 영어점수가 길을 막았다. 아무리 공부해도 지원 자격 기준의 토플 점수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학금 지원 신청도 낙방, 정부 지원 해외 파견 지원에도 낙방. 다양한 도전들이 번번이 무산되었고 그렇게 노력은 좌절되고 시간만 흐르자 자책감은 심해지고 자존감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문득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꼭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해외로 가야만 하나?'

'내가 지금 있는 이곳에서 유학생활 하듯 환경을 비슷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주어진 환경 안에서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해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것들(내 역량) 중 내가 원하는 옷을 만들기 위해 쓸 수 있는 재료(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 때, 꼭 유학생활이 ‘국외’일 필욘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다.


'그래! 난 국내에서 아니,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내 학교에서 유학생활 할거야!'


그렇게, 나는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유학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왜 유학을 가는지, 그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유학은 현재의 영어실력보다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환경, 즉 영어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고 영어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물리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그 환경을 그대로 재연해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재료는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타국에서 교환학생 온 외국인 학생들이었다.


먼저는, 수업환경 바꾸기.

내가 외국에 있다면 영어로 모든 수업을 들을 것이다. 그렇기에 수강신청 6개 중 4개에 해당되는 과목을 100% 영어로 수업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무모했지만(학점이 폭망할지도...), 내가 유학을 간다면 영어로만 수업을 들어야 하는 건 똑같을 것이다. 특별히 4개 중 2개는 외국인 교수님이 수업하시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과 과제, 조별모임을 오롯이 영어로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둘째는, 외국인 친구와 시간보내기.

유학생활을 가서도 한국사람끼리 한국어로만 편하게 친목을 다지며 시간을 보낸다면 절대 영어실력은 늘지 않는다. 힘들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영어로만 대화하며 시간을 많이 보낸다면 실력은 일취월장한다. 유학의 핵심은 그거였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저녁을 같이 먹거나 주말에 놀러갈 때도 최대한 내가 정한 기간 동안은 외국인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당연히 언어장벽으로 매우 힘들었다. 밥을 먹어도 계속 대화에 집중해야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기에 마음 편하게 먹지 못한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문법은 정확하지 않을지라도 친구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는 게 점점 자연스럽고 편해졌다.


마지막으로, 한국문화 알리기.

외국에 가면 나는 고작 한 명의 일반인이라 생각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새 한국을 대표하는 한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하다. 나는 국내에서 유학하는 사람이지만, 반대로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문화, 한국생활, 한국어에 대해 최대한 친절하고 깊이 있게 알려주는 데에 열심을 다했다. (이 시간들이 나중에 내가 진짜 외국에 가게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나는 약 1년 정도(내가 정한 기간^^)의 국내에서 유학생활을 마쳤다.

아무도 보내준 적 없는 유학생활이지만 내 스스로 기간도 정하고 환경과 마인드를 강하게 셋팅했다.

유학생활을 통해 내가 얻은 수확은 50명 정도의 외국인 친구들과, 완벽하진 않아도 자연스럽게 프리토킹이 가능한 영어회화 실력, 영어로 과제하고 발표할 수 있는 정도의 학문적 영어 실력을 얻게 되었다.

가장 버라이어티한 성과는 토익 리스팅 점수가 매번 300점 대 초반에서 400점 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더불어 나는 책과 씨름하는 것보다 실전에 부딪혔을 때 더 능률이 올라가는 사람이구나 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나만의 방식대로 '영어실력 향상' 이었던 목표를 1년 만에 이루어 냈다.


내게 맞는 방법으로 최선의 선택을 했을 때,

내가 가장 원한 딱 맞는 결과 값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사진: UnsplashIrene Kreden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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