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 때가 되었다! 나가자!

부제 : 뜻밖의 선물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나만의 에르메스를 갖다.

by 글둥지


내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폴란드 교환학생!’

사실 수차례 토플시험에서 영어권 국가로 갈 수 있는 커트라인 점수를 번번이 넘지 못했다.

그래서 국내에서 유학하자는 마음으로 1년을 보냈다.

그런 내게 마지막 학년을 앞둔 시점, 생각지 못한 선물 상자가 도착했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 경영대와 폴란드 바르샤바 경영대와의 자매결연 덕분에 토플 점수가 아닌 토익 점수만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유럽'

그것도 폴란드는 유럽에 있는지 조차 몰랐던 생소한 나라였다.(당시 내 친구들도 폴란드? 그 자일리톨 껌 유명한 곳?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아, 그건 핀란드란다...^^;)

예전엔 무조건 영어권 국가를 고집했지만 국내에서 유학생활 할 만큼 다 해보니 오히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동유럽 국가 ‘폴란드’라는 나라가 새로운 끌림으로 다가왔다.


그토록 바라던 첫 해외로의 나감이 내 예상보단 좀 늦게 찾아왔지만 오히려 더 분명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영어실력 향상’보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한국문화 홍보’와 ‘문화교류 일’을 국외에서도 경험해 보자 다짐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은 조금 의견이 달랐다.

4학년이면 슬슬 취업 준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동기들은 채용전환형 인턴십에 지원서를 내고, 부족한 자격증 공부에, 면접 스터디까지 하는 똑순이들도 있었다. 그걸 보며, 나 또한 국내에서 이미 충분히 영어실력은 쌓았기에 지금 마냥 해외로 나가는 것이 낭만만 쫓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지만 오히려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의 더 또렷한 길들을 찾기 위해 해외 경험은 내게 지금 시기에도 큰 도움이 될 거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간 나의 교환학생 생활은 특별했다.

학교에서의 수업, 활동, 친구들과의 교제를 넘어서

학교 밖 다양한 연령층의 ‘폴란드 사람’들과 교류했다.

폴란드문화원, 경제 컨퍼런스, 교회 내 영어예배를 통해서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역할로 살아가는 진짜 폴란드 사람 그대로의 모습들을 많이 만나 교류해 볼 수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국내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 소통한 것이 거름이 되어 용기를 쉽게 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또한, 내가 진로로 생각하는 분야의 활동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폴란드 한국문화원에 가서 봉사활동하면서 외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을 어떻게 홍보하고 행사들을 기획하는 지 배울 수 있었다. 한인 유학생 모임의 운영진으로서 한국인의 밤 문화행사 기획도 해볼 수 있었고 폴란드 대사관에도 초청을 받아 대사관이라는 곳이 어떤 업무를 하고 실제 일을 하기 위한 자격요건들에 대해서도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자세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학교 벽에 붙은 게시판에 올라온 학교 밖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에도 용기 있게 나갔다. 실제 한국 유학생 및 교환학생 중 이런 활동까지 찾아서 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매번 참여했던 커뮤니티엔 나 혼자 동양인이었고 덕분에 여전히 한국에 대해 생소한 폴란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에 대해 발표도 많이 하고 홈파티에 초대될 때 나혼자 한국인이어서 한국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답하는 데도 능숙해져갔다.


실제로 외국에서 한국을 홍보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나는 내 진로에 대한 방향이 확고해졌다.


‘나는 국내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국제교류 일을 하고 싶다!’

대학생부터 그토록 찾아 헤맨 나의 관심분야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분명하고 확실한 형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막연히 나도 해외취업이 더 맞는 성향일까? 라는 점도 궁금했었는데, 나는 국외보단 국내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게 더 성향에 맞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처럼 폴란드 교환학생으로 나간 덕분에 내가 앞으로 어느 곳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일’을 하게 될지에 대한 답은 찾고 돌아올 수 있었다.



사진: Unsplashcoco taf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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