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대전, 아웃백, 그리고 조금은 성숙한 우리들의 크리스마스
5년 전, 대전 사무실이 서울 본사로 통합되기 전까지 내 삶의 배경은 온통 대전이었다. 그곳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냈고, 사회생활의 시작도 대전이었다. 최근 잠시 몇년 서울이라는 객지 생활을 거쳐 지금은 인생 계획에 없던 논산 시골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의 뿌리는 그 도시에 닿아있다.
학창 시절엔 대전을 떠난 삶을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건만, 친구들은 이제 전국 각지로 흩어져 각자의 삶을 꾸리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논산과 부여 등 인근에서 농업으로, 공무원으로 자리를 지키는 친구들이 세명이 예전처럼 자주 보지는 못해도 그 존재만으로 가족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일주일 전쯤, 부여에 있는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도시'에서 보내는 게 어떻겠냐?" 녀석이 말한 도시는 서울이 아닌, 우리들의 고향 '대전'이었다.
스마트폰도, SNS도 없던 그 시절.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오로지 '우리'뿐이었다. 친구들과 모여 나누는 시시콜콜한 가십이 인스타그램이었고, 함께 웃고 떠드는 그 시간이 유튜브였던 시절. 목적도 없이 대전 시내를 쏘다니며 찬 바람을 맞으면서도 마냥 즐거웠던 3명, 때론 10명의 아이들. 나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는 온통 그 친구들과의 추억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2025년 12월 24일 오늘. 우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의 목적성에 걸맞게,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모였다. 철없던 소년 둘이 어느새 가장이 되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오니 무려 7명의 대가족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북적이는 테이블을 보며 우리는 웃으며 말했다. "야, 우리 둘이 시작했는데, 7명이 되었다. 이만하면 우리 인생, 꽤 부유해진 거 아니냐?"
서로의 지난 시간을 격려하고, 각자의 어깨에 놓인 가장의 무게를 위로해 주는 시간. 화려한 파티는 아니어도, 함께할 수 있는 '내 편'들이 늘어났다는 삶의 행복을 확인하는 밤.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진,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