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월요일

제목 없는 불안감

by 귀촌 아빠

어제저녁까지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요일 밤이었다.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일 새벽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야 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우리가 나눈 한마디에 헛웃음이 터졌다.


"아, 맞다. 내일부터는 새벽에 아이가 아빠 없다고 우는 일이 없겠구나."


그제야 실감이 났다. 비로소 나의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맞이한 첫 아침.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아이와 아침부터 놀아주며, 동시에 아이의 등원 준비를 도왔다. 평소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아침 단장을 하고 출근하는 아내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머리로는 '이제 쉴 수 있다'라고 생각했지만, 몸은 아직 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 분주한 아침 풍경 한구석, 왠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서 있는 나를 마주했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아내를 배웅한 뒤 홀로 집에 돌아왔다. 텅 빈 집, 덩그러니 남겨진 내 모습이 어찌나 어색하던지. 이 기분을 떨쳐버리려 도망치듯 집안일에 매달렸다. 빨래를 돌리고, 집안을 정리하며 정신없이 오전을 보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는 걸까?' '정말 아무런 걱정 없이 지내도 괜찮은 걸까?'

끊임없이 올라오는 물음표들. 아내의 퇴근 시간에 맞춰 픽업을 가고, 함께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까지도 나는 온전히 적응하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었다. 오늘 하루의 내 모습에 스스로 당황스러움을 느끼면서.

하지만 그 모든 소란스러운 불안을 잠재운 건, 결국 가족이었다.

월요일 오후, 하원 하러 온 아빠를 발견한 딸아이는 마치 천사 같았다.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다 말고 "아빠!" 하고 소리치며 신발을 신는 그 급한 몸짓을 보고 있으니,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던 제목 없는 불안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당분간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20년 만에 바꾼 내 인생의 새로운 판 위에서, 이제는 '불안'보다는 '평안'을, '헤매임'보다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길을 찾아가려 한다.


비록 오늘은 낯선 공기에 당황하며 하루를 보냈지만, 이 또한 내일을 위한 소중한 과정이었으리라 믿는다. 황금 같은 나의 첫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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