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은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재설계하여 의미와 만족감을 높이는 방법론입니다. 전문 퍼실리테이터의 도움 없이는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어렵고,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소수에게만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최근 발전한 생성형 AI로 전문적인 퍼실리테이션을 구현하여, 약 2천 명의 임직원들에게 잡 크래프팅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 소개할 ‘오즈의 마법사’가 생성형 AI 기반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어떻게 학습 콘텐츠의 접근성을 확대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잡 크래프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vistavielab/11
모든 여정은 준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 전, 튜토리얼에서 학습자는 자신의 소속 회사, 직무, 담당 업무에 대해 입력합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AI는 학습자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학습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학습 내용을 구성합니다.
이 과정은 학습자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떤 조직 문화 속에서 일하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이후 전개될 모든 콘텐츠가 ‘나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만드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오즈를 찾아 떠나는 학습자의 여정은 착한 마녀에게 신비한 스크롤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이 스크롤은 여정 전체에서 학습자의 목표 달성을 돕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학습자는 먼저 자신이 어떤 업무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진의 예시에서는 튜토리얼에서 ‘인재 채용 및 선발’ 업무를 작성한 결과, AI가 이 정보를 분석하여 예상되는 업무 항목들을 자동으로 제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는 이 중에서 선택하거나, 자신만의 업무를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학습자가 자신의 실제 업무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5가지 업무를 선택한 후, 학습자는 각 업무별로 20개의 '에너지 큐브'를 배분합니다. 추상적인 ‘시간과 노력’을 ‘에너지 큐브’로 변환하여 학습자가 자신의 현재 업무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 마을에서는 자신의 존재 의미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외톨이 허수아비를 만나게 됩니다. 이 장에서 학습자는 '나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마주합니다.
학습자는 허수아비의 고민 해결을 돕기 위해, 자신이 업무에서 중점을 두고 일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떠올려봅니다. 앞선 업무 선택 과정과 마찬가지로, AI가 학습자의 직무를 분석해 예상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제시합니다. 학습자는 이 중에서 선택하거나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중점을 두고 일하는 3명의 인물에 대해 학습자는 다음 3가지 척도로 별점을 매깁니다.
1.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이 사람이 나의 업무 성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2. 업무 관련 소통 빈도: 얼마나 자주 이 사람과 소통하는가?
3. 팀 동료들의 중요성 의견: 다른 동료들은 이 사람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가?
학습자는 단순히 '누구'가 중요한지를 넘어, '왜' 그들이 중요한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종종 우리는 소통 빈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실제 성과 영향력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다음 마을에서는 동업자와 갈등을 겪고 있는 양철나무꾼을 만나게 됩니다. 이 장은 업무 관계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기대하는 가치에 대해 다룹니다.
학습자는 양철나무꾼의 고민 해결을 돕기 위해, 자신이 업무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람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3가지 기준으로 구조화하여 생각해 봅니다.
1. 가치(Work-values): 상대방이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 스킬셋(Professional-skillset):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전문적 역량은 무엇인가?
3. 실행력(Action-orientation): 상대방이 바라는 실행 방식은 무엇인가?
더 나아가, 학습자는 각 기준에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바라는 가치, 스킬셋, 실행력을 선택합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다음 마을에서는 왕의 자리의 책무와 부담감에 피로를 느끼는 사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 장은 자신의 역량에 대한 확신과 우선순위 설정을 다룹니다.
학습자는 앞선 여정을 통해 알게 된 다음 정보들을 정리합니다.
제1장: 내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주요 업무 5가지
제2장: 업무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주요 인물 3명
제3장: 그들이 나에게 바라는 가치, 스킬셋, 실행력
이제 이것들을 종합할 시간입니다.
학습자는 각각의 업무가 주요 역량(가치, 스킬셋, 실행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매핑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습자는 각 업무가 단순히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특정 역량을 발휘하고 개발하는 기회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어떤 업무가 여러 핵심 역량과 연결되어 있는지(= 전략적으로 중요한 업무), 어떤 업무가 상대적으로 고립되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마법사 오즈를 만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오즈는 놀라운 말을 합니다:
"당신의 고민은 이미 해결된 것과 다름없습니다."
원작에서처럼, 허수아비에게는 이미 지혜가 있었고, 양철나무꾼에게는 이미 감정이 있었으며, 겁쟁이 사자에게는 이미 용기가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습자는 이미 자신의 업무와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었습니다.
학습자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통해 도출된 정보들을 한눈에 확인합니다.
각 업무별로 연결된 역량(가치, 스킬셋, 실행력)이 시각적으로 표시됩니다
어떤 업무가 가장 많은 역량과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역량이 가장 많은 업무에 필요한지
이 직관적인 시각화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업무 지향점을 명확히 인식하게 됩니다.
이제 핵심 질문이 등장합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업무 지향점과 실제로 에너지를 쏟고 있는 업무 사이에 간극이 있는가?"
학습자는 업무 지향점과 실제 에너지 사용의 괴리를 확인하고, 에너지 큐브를 재배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재배분 과정을 통해 학습자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입니다. 도로시가 캔자스의 집으로 돌아가듯, 학습자는 자신의 일터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우선 도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자는 나만의 업무선언문을 작성합니다. 학습자는 이를 낭독하며 자신의 새로운 업무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AI는 업무선언문을 바탕으로 각 선언문의 조항에서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들을 제시합니다. 학습자는 선택한 목표들 중 최우선 목표 하나를 선정합니다.
그 후, 선택한 최우선 목표에 대해 AI가 제시한 구체적인 실천 항목을 3가지 선택합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실천 항목에 대해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를 구체화한 관리 방안을 만듭니다.
모든 여정을 마치면, 학습자는 종합적인 여행 리포트를 받게 됩니다. 이 리포트는 학습자가 언제든 돌아와 확인할 수 있는 나침반이자, 자신의 성장을 추적할 수 있는 기록이 됩니다.
전통적으로 잡 크래프팅은 전문 퍼실리테이터의 일대일 코칭을 통해서만 제대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무엇보다 확장성이 없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AI 기술을 통해 이런 한계점들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튜토리얼 과정에서 AI가 학습자의 직무와 맥락을 분석하여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의 몰입도와 실효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또한,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수천 명에게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작은 비용으로도 조직 구성원의 업무 재설계와 직무 만족도 향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설계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였습니다.
첫째,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추상적이고 어려울 수 있는 잡 크래프팅 개념을 "오즈의 마법사"라는 친숙한 이야기와 접목하여 학습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각 장에서 학습자가 만나는 캐릭터들은 학습 내용의 본질과 의미 있게 연결됩니다.
둘째, 주도적 학습 경험을 설계하였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학습자가 6개의 장을 거치며 스스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하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학습자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셋째, 개인 맞춤형 경험을 구현하였습니다. 튜토리얼에서 입력한 학습자의 직무, 업무, 그리고 학습 과정에서 선택한 주요 인물, 가치와 역량 등 모든 데이터가 누적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개인화된 콘텐츠가 생성됩니다.
마지막으로, 행동 변화로 이어지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많은 교육이 인식에서 멈추지만, ‘오즈의 마법사’는 구체적인 실천 항목과 관리 방안까지 도출함으로써 학습이 실제 업무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역량과 업무의 동력을 맞춰가는 경험은 단순히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업무에서 의미와 만족감을 찾게 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잘하는 것과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런 본질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비단 직무 만족도뿐 아니라 조직 몰입도와 생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분도 조직 내에서 이와 유사한 혁신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