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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Jan 23. 2021

2021  후원 기록 남기기



텔레비전을 보다가 그린피스 후원 광고를 봤다. 올해 후원하는 곳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이다 싶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놓는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식 배달은 자제하고 있고, 재활용 분류를 더 정확하게 한다. 하지만 아마존 훼손이나 북극 빙하의 손실, 기후변화로 인한 동물과 식물의 생존에 가해지는 위협과 다양성 파괴는 내가 집 안에서 어찌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 세계 시민들이 소비를 멈춤으로써 거대 다국적 기업의 손발을 묶어두면 될까? 생태계 파괴는 일단 멈출 수 있게 될 것 같지만, 그 멈춤으로 인해 생존 위협을 겪어야 할 시민들과 잠재적 난민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야생동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은 당장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일이다. 이전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들이고, 해결과 예방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계속 있어왔음에도 누군가에게 미루기만 하고 외면하고 있었다.  
 
작년만 해도 전 세계를 단위로 활동하는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게 내키진 않았다. 거대 조직은 투명하지 않다는 생각과 국내 문제 해소가 더 시급하단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국내외 문제를 따로 둘 이유가 없다. 동물과 인간 혹은 피부색의 다름 등으로 구분 짓는 게 무의미하다. 내가 속한 집단의 번영을 위한 마음으로 살고자 한다면, 내가 어디에 소속되어 있나를 자문해봤을 때 답은 구하기가 어렵다. 소속감을 갖는 집단의 단위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하게 마련이다. 구분은 의미가 없다. 나는 오로지 나에게 소속되어 있다고만 생각하면,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타자는 누구든 도와야 한다. 게다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우리는 온 오프라인 모든 영역에서 얽혀 있으니 특정한 것만 떼어낼 수 없다. 국제기구를 돕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내가 기부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을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 건강한 공동체와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지구를 지켜야 한다. (화성 이주 같은 건 난 별로.... 자업자득, 업보를 믿는다.) 여기까지가 길고 긴, 내가 그린피스를 후원하는 이유다.
 
이번엔 국회의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정치인을 후원한다는 게 아직은 낯설지만, 이 사람이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정의를 실현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의정 활동을 지지한다. 그녀 덕분에 조금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작년에 이어 한국성폭력 상담소는 그대로 후원하려고 한다. 활동가들이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품이 되어주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한다. 그들의 용기에 감동받는다.
 
큰 돈을 갖고 하는 기부가 아니라서 뭔가 부끄럽지만, 연말정산 자료에서 기부금이 얼마 찍혀 있는 걸 보니 너무 뿌듯했다. 그래서 올해도 기부 기록을 남긴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후원 광고를 보거나 유치원에서 모금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 엄마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내년엔 기부금을 늘릴 수 있으면 좋겠다. 수입이 조금이라도 생겨서 돈을 조금 더 떼내서 기부할 수 있는 곳을 늘릴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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