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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Sep 30. 2021

현재 필요한 사회계약론은 무엇일까

<스피노자의 거미> 리뷰

민주주의 사상과 과학기술의 발달을 바탕으로 발전 속도나 인구증가, 환경파괴가 가속에 급가속을 하고 있다. 부와 정보, 기술의 집중으로 인한 결과는 세계 도처에 만연한 불평등이 갈등과 전쟁, 기후위기 등 각종 위험에 사람들을 빠뜨리는 파괴적인 상황이다.

<스피노자의 거미>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겉으로는 일반 대중의 권리와 부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애초에 이 사상과 체제는 사회 엘리트에게 복무하기 위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자연생태계에서 대안을 찾으며 근대사상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찾아낸다. 홉스와 로크가 주장한 사회계약론에서 한계를 찾고 스피노자에게서 자연생태계의 공존 이치와 닮아 있는 사상들을 찾아 대안을 제시한다.


"그의 정치학에서 다중은 물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개인 간의 조우와 결합에 의해 형성되는 복합체로 인식된다. 마치 여러 생물 종과 개체 간의 복잡한 영양 관계에 따라 다양한 생물군집이 구성되는 것처럼,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다른 개인들 간의 결합 방식에 따라 다양한 사회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촛불민심을 예로 들면서 "다중의 역동성과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자율 구성을 실증한 사례"로 꼽았다.


홉스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았지만, 스피노자는 "서로 돕지 않고 이성의 도움이 없는 인간이야말로 필연적으로 가장 비참하게 산다"는 사실을 고려해서 "가능한 한 복되고 그리고 안전하게 함께 살아가기 위한 협약에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다중 스스로 사회의 공동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대안적 사회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개념적으로는 공존과 자율성, 수평적 사회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삶은 수동적이고 사회는 비합리적, 비민주적인 경우가 많고 위계질서가 지배하고 있다. 자연생태계에서는 갈등이 지속적인 것이 아니고, 공포에 압도되어 종속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우발적이다. 인간 사회처럼 우위의 독점이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지도 않는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


환대의 문화가 떠오른다. 모두가 유목민  혹은 이방인이라면 주인은 없다. 자율적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생존할 수 있고, 각자 낯선 곳이라면 소유가 없으니 수평적 사회가 이뤄지지 않을까. 그리고 협력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


<역사의 비교>에서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민주정과 고대로마의 공화정이 유산 시민의 몰락이 정치체제의 붕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는데, 모두가 생산기술이나 생산기계를 소유하여 생산자가 될 수 있다면(부동산 소유 금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공공선을 추구하며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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