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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mi Sep 23. 2021

피벗팅하기 (1)

네이버 D2SF 와의 미팅 후, 변화가 있었다.

일단 올인원을 버리고, 작은 문제점부터 찾아 보자.

주제가 꼭 헬스, 피트니스가 될 필요 없다.


나는 특히,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다.


나는 약 3년간 '읽어양득' 이라는 독서 장려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일정 기간동안 내가 읽고자 하는 목표 독서량을 설정하고, 보증금 만 원을 낸다. 사람들이 모인다. 기간이 지난 후에는 모인 사람들 중 목표 독서량을 달성한 사람들끼리만 보증금을 나눠 가진다. 달성율이 100% 라면 모두가 만 원만큼을 다시 가져가게 될 것이고, 50% 라면 2만원이다.

만 원이면 사실 작은 돈이다. 없어도 그만인 돈이지만 "이 돈을 잃기 싫다 + 내가 잃은 돈을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는 게 싫다" 라는 생각이 '책 읽어야지' 라는 다짐에 더 큰 힘을 갖게 해 준다. 다짐이 다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힘 말이다.


당연히 하면 좋고, 해야 하는 걸 알지만 어떤 동기부여가 없이는 잘 안하게 된다는 점에서 독서와 운동은 비슷하다. 내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해 주는 것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 더 쉽고, 끌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고칼로리의 음식, 유튜브 영상이나 같은 것들.  


대학교에 다닐 때는 배드민턴, 수영, 요가 등 학교 내 체육 시설에서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나니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헬스나 필라테스 뿐이었다. 필라테스는 척추 측만증을 교정하기 위해서, 헬스는 체력을 기르고 싶어서 했다. 처음의 목적은 그러했지만 필라테스를 통해서 내 자세가 교정됐는지, 헬스를 통해 내 체력이 길러졌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즉, 경과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다이어트나 근력 증가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은 이런 면에서 조금 더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내 몸의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들어 갔다. 그들의 동기부여는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식단 사진, 운동하는 사진, 운동 후 멋진 포즈를 잡은 사진을 올리면 칭찬, 감탄이 뒤따라온다. 인스타그램에 운동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과 같은 원리겠지만, 이 곳에서는 내 피드가 따로 없기 때문에 덜 꾸민, 덜 정제된 사진들이 올라 왔다. 등근육을 보여 주기 위해서 수건걸이에 위태롭게 핸드폰을 셀카 모드로 올려놓은, 별로 예쁘지 않은 뒷배경이 훤히 보이는 사진들.


주변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인터뷰를 해 보니, 운동 목표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들의 동기부여는 목표와 가까워 지고 싶은 마음이다. 인바디 점수가 목표인 사람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갖고 싶은 몸매가 있는 사람도 있다. D는 바디프로필을 예약한 후에, 자신과 비슷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의 사진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Y는 운동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쉬기 전 특정 시기 자신의 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목표라서 그 때 찍어둔 사진을 PT 쌤한테 보여줬다고 한다. 나도 PT 레슨을 받기 전, 운동 목표를 이야기할 때, 트레이너 쌤께서 느닷 없이 지방을 8kg 나 늘려야 한다고 해서 당황한 적이 있다. 자기 눈엔 그런 몸이 예쁘다나 뭐라나.. 내가 원하는 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몸의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목표와 가까워 지고 싶은 마음. 이 세 가지가 다이어트 및 근력 증가를 목표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동기부여 요소라고 가정했고, 이들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눈바디 촬영 앱 Bodyshoot 가 새로운 아이템이 되었다.  


BodyShoot은 체계적인 눈바디 촬영을 도와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눈바디는 '눈으로 측정하는 인바디'로,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어 체형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몸무게여도 체지방과 근육에 따라 몸매가 천차만별이듯, 운동인들 사이 눈바디의 중요성은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눈바디에는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일정한 포즈로 꾸준히 기록하기 어렵다. 또 등 근육처럼 혼자 사진을 찍기 어려운 신체부위의 경우, 변화를 보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
사용자가 사전에 선택한 포즈를 올바르게 취하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힌다. 이때 포즈는 자신이 변화를 추적하고 싶은 신체 부위나 운동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포즈로 촬영된 눈바디 사진들이 앱 내 갤러리에 저장되면, 시간 경과에 따른 신체 변화 관찰과 비교가 쉬워질 것이며, 이는 운동 효과를 확인하는 데도 좋다.
눈바디 데이터가 축적된 후엔 사용자들의 동의를 받고 My body, but better (MBBB)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구글에 '다이어트 자극사진'을 검색하면 완벽한 몸매를 가진 외국인, 연예인들의 사진이 나온다. 분명 멋진 몸이지만, 대부분 나와 골격부터 달라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MBBB는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꾸준히 운동한 미래의 내 모습을 보여주어 새로운 방식의 동기부여를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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