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두 번째 육아휴직

by 도도진



보통 초등학교 1학년 때 많이들 쓰는 육아휴직을 6살 때 왜 썼을까?




아이 낳고 18개월까지 키우다 복직을 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임신과 출산을 넘어선 고통이었다. 매일 고민했다.

'인생이란 뭘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일요일에 나들이 나와서도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았다.

내일이 월요일임을 자각하면 고통스러웠다.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사는 거라 위안 삼았으려 했지만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

감정 조절, 그거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이성적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그저 일을 그만두거나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도피해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은 점점 더 심해져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병명 없이

약을 받았다. 약은 초반의 메스꺼움 부작용 때문에 며칠 먹고 말았다. 부작용 설명은 왜 안 해주셨는지...


진료 볼 땐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라고 하셨다.

"네네.(그게 중요한 건 알죠...)"하고 대답했지만

여전히 내 증상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대체 워킹맘에게 해 떠 있을 때 산책과 운동을 할 시간이 어딨단 말일까?

회사에서 밥 먹고 남는 시간에 며칠 좀 산책하다가 포기했다.

아이 때문에 일찍 퇴근해야 하니 야근을 안 하려고 점심때 산책 대신 일을 했다.

우는 아이를 떼놓고 저녁 운동을 갈 만큼 마음도 강하지 않았고 새벽 운동을 갈 만큼 의지가 강하지도 않았다.




아이나 나나 감기와 몸살에 자주 걸렸다.

아이가 열이 나면 봐줄 사람을 구하느라 절절매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부모님은 일하시고 봐줄 사람은 친정엄마뿐인데 친정 엄마에게도 눈치가 보여서 맘 편히 맡길 수가 없었다. 엄마 아닌 사람에게 맡기는 게 못 미덥기도 했고.


모든 걸 내가 하려다 보니, 잘하려다 보니

번아웃이 왔다.

상사가 지시를 할 때마다 무거운 돌덩이가 누르는 느낌이었다.

답답함에 숨 쉬기가 어려웠다.

웃음을 잃어갔다.

잦은 실수로 자괴감이 들었다.


아이를 내 손으로 밥을 해서 더 건강하게 키우고

잠도 실컷 재우고 싶었다.


건강을 잃어보니 돈이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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