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샤인머스캣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먹어왔기에 질리기도 했고, 가족이 먹기엔 양도 너무 많았습니다. 친해진 동네 엄마들이 생각나 세 송이 정도 나누어주려고 하원 길에 들고 갔습니다. 거절하면 다시 들고 올 생각으로요. 웃는 표정으로 반갑게 받아주어서 정말 고맙더군요.
얼굴을 마주하며 기뻐하는 표정을 볼 때의 충만한 감정은 새로웠습니다. 어떤 엄마는 너무 맛있다며 따로 카톡까지 보내주었습니다.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진정으로 ‘주는 기쁨’을 알게 되었지요. 그 자리에서 서로서로 간식을 주고받으며 웃었습니다.
전에는 제 것이 넘치면 그대로 썩혀버리곤 했습니다. 주는 것이 뭔가 부끄럽고 머쓱하기도 하고요. 거절당할까 봐 두렵기도 하고요.
‘별로 필요 없으면 어쩌나.’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면 서운해하지는 않을까.’
온갖 생각들이 나눔을 방해했습니다. 옛날에 비하면 많은 것들이 넘치는 풍족한 세상입니다.
‘언젠가는 쓰겠지.’
‘좋은 물건을 주긴 아까워.’
하는 욕심이 컸습니다. 그렇게 짐들로 가득한 집을 보면 마음도 무거워졌습니다.
지인께서 쓴 책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자비로 출판한 거라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소중한 책이었지요. 글에서 그분의 따스함과 편안함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포근한 이불 같았지요.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 아까워 자기 전에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직접 듣지 못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이 나오게 된다면 친한 친구들에게 나눠주려 합니다. 읽어준다면 더없이 고맙겠지요. 그 순간이 벌써 설렙니다.
- 2025. 10. 21.
+ 이때까지만 해도 책이 못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