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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Nov 07. 2016

여수와 순천에서 만난 음식들

불어오는 바람에서 겨울이 느껴져 남쪽으로 떠났다. 11월의 첫 주말에 순천과 여수를 돌았다. 순천만습지의 갈대와 여수 밤바다의 풍경이 좋았다. 순천과 여수는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후회할 일이 많지 않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음식들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순천 순광식당의 낙지비빔밥은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여수에서는 연등천 포차골목 대신 찾은 낭만포차가 인상적이었다. 모두 제값내고 먹은 음식들.


순천 순광식당

전남 순천시 중앙5길 31


순천만습지에 가기 전에 점심식사를 하러 찾은 곳이다. 이미 순천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산낙지비빔밥을 시킨다. 1인분에 2만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산낙지의 맛과 양을 생각하면 아까울 것이 없다. 한 접시 가득 나오는 산낙지를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좋고 같이 나오는 그릇에 덜어서 밥에 비벼 먹어도 된다. 그릇에는 참기름이 뿌려져 있고 고추장이 함께 나온다. 고추장 대신 찬으로 나오는 토하젓을 같이 비벼 먹어도 좋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곳이다.

순광식당의 산낙지비빔밥

여수 두꺼비게장

전라남도 여수시 봉산남3길 12


봉산동 게장골목의 유명 게장백반집이다. 가성비가 대단하다. 1인분에 8000원으로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음식의 맛이 그렇게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꽃게가 들어간 된장찌개도 좋다. 식사시간이 지나서 갔는데도 사람이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른 곳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찾는 식당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꺼비게장의 게장백반

여수 7공주식당

전라남도 여수시 교동시장2길 13-3


큼직한 장어가 뭉텅뭉텅 들어간 장어탕이 기가 막힌 곳이다. 여수를 갈 때마다 이 곳만큼은 빠지지 않고 들러 한 끼 식사를 한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나고 숙주가 듬뿍 들어가 해장에도 좋다. 처음 나올 때는 후추가 과하게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지만 막상 먹어보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장어는 먹다 보면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 있다. 밥을 말아먹다 보면 한 그릇을 금방 비우게 된다. 갓김치를 비롯해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종류는 적지만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7공주식당의 장어탕

여수 민들레집

전라남도 여수시 봉산남3길 14


봉산동의 41번포차를 가려다 문을 닫아 근처의 민들레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예전부터 선어회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에 주인이 바뀌면서 맛이 바뀌었다는 글도 있지만 다른 선택지가 마땅치 않았다. 예전에도 민들레집에서 선어회를 먹었는데 만족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만 해도 선어회를 처음 접해서 그 맛에 놀라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 서울에서도 선어회를 종종 먹다 보니 맛의 놀라움이 그때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소주를 곁들여 저녁 한 끼 식사를 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았다. 역시나 선어회를 먹어 버릇하면 활어회보다는 선어회만 찾게 된다.

민들레집의 선어회 모듬

여수 순심원

전라남도 여수시 교동남1길 5-15


이순신광장 한 편에 위치한 중국집. 여행 마지막 날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다. 최근 여수를 찾은 지인이 해물철판짜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문하고 오래지 않아 오징어와 새우가 들어간 철판짜장이 나온다. 철판 위에 올린 탓에 테이블 위에서도 짜장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면서 익는다. 무엇보다도 청각을 사로잡는 매력이 대단한 음식이다. 그에 비해 맛은 다소 평범하지만, 일요일의 짜파게티 같은 매력이 있다. 보통 쟁반짜장은 2인분부터 주문이 되지만 이 곳의 해물철판짜장은 1인분도 주문이 된다.

순심원의 해물철판짜장

여수 금오동비렁길(in 낭만포차)


낭만포차 거리가 새로 생겼다고 해서 찾아갔다. 예전에는 교동시장의 연등천 포차골목에서 술을 한 잔 했는데, 최근에는 연등천 포차골목보다 낭만포차 거리에 사람이 몰린다고 한다. 낭만포차 거리를 찾아가 보니 음식은 연등천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분위기가 180도 달랐다. 여수 밤바다가 바로 코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단점은 무시할 수 있었다. 낭만포차 거리에서도 해산물을 파는 금오동비렁길에 들어갔다. 문어숙회와 볼락구이를 먹었다. 맛은 둘째치고 여수의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낭만포차에서 먹은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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