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걷다걷따

후쿠오카에서 만난 커피들

by 이기자

후쿠오카는 커피로도 유명하다. 개방이 빨랐던 규슈라는 지역의 특성인 것 같다. 넬드립(융드립) 커피가 유명한 곳들도 많다. 넬드립은 '넬'이라고 부르는 플란넬 필터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커피 맛이 진하고 향긋한 단맛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데 블루보틀커피의 넬드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서도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카페 세 곳을 찾아갔다.


스테레오 커피

3 Chome-8-3 Watanabedōri, Chūō-ku, Fukuoka-shi


후쿠오카에서 뜨고 있는 젊은 카페다. 스탠드 카페인데 가게에 들어서면 두 대의 커다란 스피커가 눈을 사로잡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카페를 찾았는데 손님은 우리 팀밖에 없었다. 커다란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우리 집 거실마냥 편한 시간을 보냈다. 450엔짜리 핸드드립 커피의 맛이 단연 훌륭하다. 한국에서 이런 수준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려면 6000원 이상은 줘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일본 커피의 가성비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분위기와 커피의 맛 모두 비교 불가능한 카페다. 이곳을 방문한 다음날 숙소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후쿠오카의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스테레오 커피가 나왔다. 현지에서도 많이 회자되는 카페인 듯 싶다.

스테레오 커피의 핸드드립 커피
비오는 날의 스테레오 커피
거대한 스피커 덕분에 귀호강했다

렉 커피

Fukuoka-shi, Hakata-ku, Hakataekichūōgai, 9−1


일본 최고의 바리스타인 이와세 요시카즈의 카페다. 본점은 다른 곳에 있고 이번에 방문한 곳은 하카타역 바로 옆의 킷테 건물 6층의 분점이다. 이와세 요시카즈는 2014년과 2015년에 2년 연속 일본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올해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가다. 하카타역 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주문한 커피를 한 입 마셔보니 산미가 강했다. 신선하고 향긋한 느낌. 한 입에 좋은 커피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렉 커피

우에시마 커피

AMU EST, 1-1 Hakataekichūōgai, Hakata-ku, Fukuoka-shi


후쿠오카의 유명한 넬드립 커피 전문점이다. 한국에는 흑당커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단 커피를 좋아하지 않기에 넬드립 커피와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넬드립 덕분인지 커피의 맛과 향이 굉장히 진해서 인상적이었다. 흑당커피로 유명한 이유도 짐작이 갔다. 이 정도의 커피 맛이라면 우유를 섞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우에시마 커피는 일본에서도 대중적인 커피 브랜드인데 그래서인지 아침 일찍부터 직장인들이 가게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한국과도 비슷한 풍경인데 사람이 가득한 카페가 쥐 죽은 듯 조용한 분위기라는 게 놀라웠다. 다들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이따금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 한국이 낫다 일본이 낫다 할 수는 없는 문제지만, 최소한 아침 시간에 커피의 맛을 즐기며 하루를 준비하기에는 이런 분위기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든 커피든 온전한 맛과 향을 즐기려면 그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일본의 식당이나 카페는 그런 면에서 엄격했고 다들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우에시마 커피의 넬드립 커피와 토스트

가보지 못한 곳들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넬드립 커피전문점이라는 코히비미(珈琲美美),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라는 카페 브라질레이로(ブラジレイロ), 일본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는 오호리공원 스타벅스를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일본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다자이후의 스타벅스. 인테리어만 휠 둘러보고 나왔다.
숙소 근청 다이묘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AKB48 카페. 우리로 치면 소녀시대 카페 같은 곳이다. 차마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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