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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Jul 09. 2017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특집 2편

회사와 나의 관계를 고민케 하는 책들

TBS 교통방송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달콤한 밤 황진하입니다'에서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을 소개했습니다.

두 번째 특집 방송에서는 퇴사와 관련된 책을 골랐습니다.

소개한 책은 '퇴사하겠습니다'와 '일상기술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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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서재 (With 책밤지기 이종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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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로 읽는 책 이야기, 달콤한 서재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저번 주에는 만화책들을 소개해주셨어요오늘은 어떤 책들을 준비하셨나요? 


종현    

저번 주에 소개해드린 만화책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진지하게 읽어야 할 책들을 준비했습니다.     


DJ

진지하게 읽어야 할 책이라면 어떤 류의 책일까요?


종현     

여름휴가는 직장인들이 일 년 내내 바라보는 오아시스 같은 거잖아요. 오아시스가 있기에 사막을 건널 수 있는 거겠죠. 그렇게 보면 오아시스가 참 고마운 존재인데. 달리 생각해보자 이겁니다.     


DJ

다르게?


종현     

사막을 계속 걷기 위해 오아시스가 필요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막에서 나가버리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보자는 거죠.     


DJ

직장생활이 사막이고 여름휴가가 오아시스인데사막을 탈출하자는 건 사표를 내자는 건가요?     


종현

그런 의미죠. 그렇다고 무작정 아침에 출근해서 부장님 책상에 사표 던지고 나올 수는 없잖아요. 직장생활에 대해서, 그리고 회사 밖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또 여름휴가철이 아닐까 싶어요. 정신없이 살아온 직장 생활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여름휴가철밖에 없으니까요.     


DJ

회사에만 매여사는 직장인들에게 다른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들이군요어떤 책부터 소개해주실 건가요?  


종현   

먼저 소개할 책은 ‘퇴사하겠습니다’입니다.     


DJ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 소개됐던 책이죠?     


종현

맞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씨가 쓴 책인데요. 최근에 같은 제목으로 한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를 내기도 했어요. 저도 그때 처음 접하고 읽은 책인데요.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도 많고, 참 좋았던 책입니다.     

DJ

방송을 보지 못한 분들이 많을 테니까요저자 소개부터 해주세요.     


종현

이분이 일본 최대 신문사죠. 아사히신문의 기자였습니다. 29년이나 아사히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한 50대의 기자예요. 아사히신문 본사에서 사회부 데스크를 했을 정도로 인정받는 기자였고요. 그런데 작년에 기자생활을 정리하고 회사를 나온 거죠.      


DJ

오십의 나이에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거군요왜 회사를 그만둔 건지어떤 고민을 한 건지노래 한 곡 듣고 이야기해볼게요.     


종현

언니네이발관의 순간을 믿어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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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 – 언니네이발관 순간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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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직장생활만이 아닌 다른 삶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도와줄 책을 오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아사히신문에서 29년을 일한 이나가키 에미코의 퇴사하겠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나요?     


종현

제목만 보고 책을 읽은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어요. 제목만 보면 회사를 그만두고 찬란한 인생 2막을 열 것 같은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굉장히 담담합니다. 퇴사를 부추기는 책도 아니고, 회사를 나오면 밝은 세상이 펼쳐진다고 속삭이는 책도 아니에요.     


DJ

그럼 어떤 책인가요?     


종현

이 책은 회사라는 공간 자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줘요. 인상 깊었던 표현이 있어요. 예컨대 회사는 우리를 이룰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를 파괴할 수도 있는 곳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절대 아니죠. 사회에 일조하는 일인 건 분명하잖아요. 그런데 회사원들이 하는 착각이 있어요. 회사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의 기여는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학생들, 주부, 백수까지도요. 이 사람들도 다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데 회사원들은 그걸 까먹는다는 겁니다.     


DJ

회사원은 회사에만 있으니까 다른 세상을 잘 모를 수 있죠.     


종현

저도 기자가 직업이니까요. 특히나 저자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갔는데요. 예를 들면 이렇게 인터뷰를 했어요. 이제는 총리를 만나지는 못하지만, 목욕탕 주인아주머니와는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세상이 사라지는 게 아니죠. 그저 내가 몰랐던 세상, 몰랐던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게 되는 거죠.     


DJ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회사의 누구이런 식으로 정의하잖아요저자는 그런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라고하는 거군요.     


종현

책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 자체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 그만두지 않는 편이 좋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만두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상황이든 그걸 결정하는 건 나 자신이다.

이 말을 보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나라는 사람은 사라지고 직장인 누구만 남게 돼요. 사원에서 대리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나중에는 임원을 꿈꾸고. 그런 식으로 나 자신이 사라진 자리에 직급과 연봉이 남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삶이 정말 내가 원했던 걸까.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이 전달하는 이야기입니다.     


DJ

그냥 퇴사를 해라이런 책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주는 그런 이야기군요     


종현

회사는 우리가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잖아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요. 무턱대고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건 위험한 데다 무책임한 일이죠.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건,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는 일이에요. 저자가 왜 이 책을 섰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자신의 하루하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고 싶었다, 고요. 퇴사하고 여행 다니고 행복하게 산다. 이런 책은 많지만요. 이런 이야기를 다룬 책은 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요. 회사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회사 생활에 대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DJ

이나가키 에미코의 퇴사하겠습니다이야기했어요. 노래 한 곡 듣고 다음 책 이야기 나눌게요.     


종현

김사월의 땐뽀걸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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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 김사월 땐뽀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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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직장 생활이 아닌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줄 책두 번째로는 어떤 책을 소개해주시나요?     


종현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제목이 재밌는데요. ‘일상기술연구소’라는 책입니다.     


DJ

일상기술연구소제목이 정말 특이한데요누가 쓴 책인가요?     


종현

저자들도 재밌는 이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제현주 씨랑 금정연 씨가 공동 저자인데요. 제현주 씨는 경영 컨설턴트, 투자 전문가 등으로 10년을 일하다가 직장을 떠나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전자책 출판을 하는 등 새로운 삶을 헤쳐 나가는 분이고요. 이 분이 쓴 책 중에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같은 책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입니다. 공동 저자인 금정연 씨는 프리랜서 서평가인데요. 온라인 서점에서도 일했고, 여러 권의 책을 쓰기도 한 분입니다. 두 분이 일상기술 연구소라는 팟캐스트를 하고 있는데, 그 방송 내용 중에서 추리고 추린 걸 책으로 낸 겁니다.     


DJ

평범하지 않은 분들이 쓴 책인 만큼 내용도 재밌을 거 같아요어떤 일상기술을 소개해주나요?     


종현

아주 중요하지만 동시에 별 것 아닌 거 같은 기술들. 그런 기술들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보면요. 첫 번째 장이 돈을 관리하는 기술이에요.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월급이 통장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데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홧김에, 스트레스 풀려고 필요하지도 않은 돈을 막 쓰는 겁니다.     


DJ

맞는 말이긴 한데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어떻게 해야 돈을 아낄 수 있는 걸까요?     


종현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면요. 일단 카드 결제 내역을 회피하지 말고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카드 결제 내역을 꼼꼼하게 안 보는 경향이 있잖아요. 자기가 뭘 샀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더 나아가서는 나에 대해 알아야 돼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나의 욕망을 똑바로 알아야 정말 합리적인 소비도 가능하다는 거죠. 무조건 돈을 아끼라는 게 아니라 내가 정말 원하는 것에 돈을 쓰는 게 진짜 제대로 된 소비라는 거죠.     

DJ

앞에서 소개해준 책이랑 비슷한 이야기군요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종현

맞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워요. 복잡하고 정신없고. 그러다 보면 내가 누구였는지 잊게 되기 쉽죠. 처음 소개해드린 퇴사하겠습니다나 일상기술연구소나 기본은 똑같아요. 내가 누군지를 알아야 제대로 살 수 있다. 나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런 이야기죠.     


DJ

나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게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아요     


종현

쉬운 일이었다면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없었겠죠.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문제라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아요. 다만 시간과 여유가 없는 거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이나 여유. 휴가철이 이런 부분을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니까요. 오늘 소개해드린 책들을 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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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짙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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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휴가철에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오늘은 직장생활이 아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고민하게 해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있습니다두 번째로 소개해준 책이 일상기술연구소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이에요이 책에서도 퇴사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오나요?     


종현

그렇습니다. 1부가 일상생활의 기술이고요. 2부가 독립생활의 기술인데요. 독립생활이 바꿔 말하면 회사에 의지하고 않고 살아가는 방법, 그러니까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거죠.     


DJ

퇴사 이후의 생활에 유용한 기술어떤 게 있나요?     


종현

2부에는 세 개의 장이 있는데요. 첫 번째 장은 제목이 야심 없이 시작하는 나만의 작은 가게 꾸미기. 두 번째는 자아와 통장 사이의 끝없는 균형 잡기. 부제는 프리랜서로 먹고 살기고요. 세 번째는 홀로 선 개인들의 멀리 가는 기술. 새로운 방식의 무리짓기입니다.      


DJ

읽어보니까 어떤 가요책밤지기는 5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년 4개월 동안 회사 생활을 쉬었잖아요그러다 다시 복직을 해서 회사 생활을 하고 계시는데 직접 읽어보니까 도움이 되는 내용이던 가요?     


종현

저는 창업을 하거나 한 건 아니니까요.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빼고 보면 실제로 제가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프리랜서로 생활하면서 어떻게 재무 관리를 할까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100% 프린래서로 뛴 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한정된 돈으로 생활을 꾸려야 되니까 비슷한 문제를 고민해야 했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부분도 공감을 많이 했는데요. 회사생활할 때는 사실 모임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회사 사람들이랑 계속 어울리게 되니까요. 그런데 프리랜서가 되는 순간부터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지죠. 그런 고민을 저도 했었는데 이 책에서도 같은 고민이 나오는 걸 보고 흥미있게 봤습니다.     


DJ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표지가 참 예뻐요     


종현

요즘 나오는 책들이 다 마찬가지인데요. 표지들이 참 예뻐요. 특히 이 책은 내용과도 관련이 있어서 더 눈길이 가요. 의자에 앉아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 같은 포즈가 굉장히 소소하고 일상적이면서도 귀엽죠.      


DJ

책밤지기는 오늘 소개해주신 책들은 다 읽은 거잖아요그럼 올여름 휴가 때 읽으려고 생각해둔 책은 있나요?  


종현   

회사 생활 다시 시작하면서 책 읽을 시간이 참 안 나요. 특히나 소설 볼 시간이 없거든요. 그래서 올여름 휴가철에는 소설을 볼 계획입니다. 두 권을 생각 중인데요. 먼저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이라는 책이 있어요. 맨 부커상을 받은 줄리언 반스가 5년 만에 낸 신작인데요. 러시아의 천재적인 예술가의 삶을 그린 책입니다. 이언 매큐언의 ‘넛셸’이라는 책도 읽으려고 하는데요. 자궁 속 태아가 화자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헴릿’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DJ

장마철도 지나고 하면 이제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는데저번 주, 오늘 소개해드린 책들 보면서 무더운 여름 잘 나시기를 바랄게요마지막 곡 소개해주세요.     


종현

이소라 7집의 여덟 번째 트랙으로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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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이소라 – Track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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