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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May 19. 2019

애주가 의사들이 알려주는 건강 음주법

tbs 교통방송 심야라디오 프로그램 '황진하의 달콤한 밤'의 책 소개 코너 '소설 마시는 시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95.1MHz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5월 5일 일흔여덟 번째 방송은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한 책 두 권을 소개습니다.


↓소설 마시는 시간 멘트↓


ann 책 속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음미해 보는 <소설 마시는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요즘 사람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정말 크잖아요. 건강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고 싶어서 TV 프로그램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찾아보는데요. 오늘은 건강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을 두 권 준비했습니다.


ann 건강에 대한 책은 정말 많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서가 하나가 통째로 건강 서적일 정도예요.     

저도 책을 고르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들은 재미와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서 골랐습니다. 사례 위주로 정리돼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도 건강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들이에요.


ann 먼저 소개해줄 책은 어떤 책인가요?     

먼저 소개할 책은 ‘오늘 한잔?’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일본의 술 전문 저널리스트인 하이시 가오리라는 분이 쓴 책인데요. 굉장히 재밌고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ann 그런데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한 책이라고 하시더니 책 제목이 ‘오늘 한잔’이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이 책을 읽게 된 게 제 생일 때 누가 선물로 주신 책이거든요. 제가 술과 책을 좋아하니까 술에 대한 책이구나 싶어서 펼쳐봤는데, 알고 보니 건강에 대한 책이었던 거죠. 이 책을 쓴 작가는 스스로가 술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한다고 고백하는데요. 그렇게 매일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 순간 걱정이 된 거죠. 이러다 몸이 망가지는 거 아닌가. 그래서 이렇게 술을 계속 마셔도 괜찮은지, 어떻게 술을 마셔야 그나마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한 겁니다. 저자가 모두 25명의 의사를 만나서 술과 건강에 대해 직접 알아보고 공부한 이야기를 정리해놓은 책입니다.


ann 술을 더 오래 마시기 위해서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를 공부한 거군요.     

그렇죠. 우리가 보통 하는 말이 술은 약인가 독인가로 저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술만큼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 기호식품도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술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의외로 무지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뉴스나 지인들을 통해서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는 말들은 많이 듣지만 정작 전문가에게 제대로 정리된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죠. 이렇게 술과 건강에 대한 책을 한 권 제대로 읽어보고 이참에 확실하게 내용을 정리해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M1 윤종신 – Welcome Summer

https://youtu.be/zw4B6wZI8YE


ann 건강해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 먼저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을 알려주는 ‘오늘 한잔?’ 이야기해볼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하나인데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술을 마실 수 있을까. 어떻게 마시는 게 건강한 음주법일까. 이런 거였거든요. 건강과 술을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키워드인데, 이 책을 읽으면 건강하게 술을 마시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ann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 소개해주시죠.     

책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안주라고 하는데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진짜 술꾼은 소금을 안주로 먹는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런 말은 믿지 말라고 합니다. 술을 덜 취하고, 오래 마시기 위해서는 소금이 아니라 기름진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게 좋다고 권해요. 우리가 취하는 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오르는 경우인데요. 알코올이 장에 도달하면 흡수가 빨라져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오른다고 해요. 그러니까 천천히 취하려면 알코올이 장에 가는 걸 최대한 늦추는 게 중요한 거죠. 위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을 술과 함께 먹으면 된다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기름이죠. 쌀밥은 위에서 소화되는데 2시간이면 되는데 버터의 경우에는 12시간이나 걸린다고 하거든요.


ann 처음 듣는 비법. 그런데 버터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건 어렵지 않나요.     

기름을 그냥 먹을 수는 없고요. 대신에 올리브유를 뿌린 애피타이저나 마요네즈가 들어간 감자요리 같은 걸 먹는 게 방법이 될 수 있죠. 치즈나 감자튀김도 있고요. 다만 지방기가 많은 안주를 먹으면 살이 금방 찔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죠. 

그리고 우리가 많이 하는 이야기가 술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면 위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이 이야기는 일리가 있다고 해요. 대신 효과가 크지는 않다는 게 책의 지적이고요. 양배추를 함께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위의 점막을 보호하는 성분이 양배추에 있다고 하거든요. 생양배추를 마요네즈랑 같이 제공하는 고깃집이 있거든요. 그런 음식이 애피타이저로 제격인 거죠.


ann 이 기자는 술을 좋아하니까요. 술에 취하지 않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책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물을 술이랑 똑같은 양을 먹으라는 조언이 나와요. 물을 마시면 술에 함유된 알코올 농도가 희석되는 효과가 있고요. 또 알코올 때문에 탈수가 오기 쉬운데 물을 충분히 마시면 탈수도 막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아는 어느 소주회사 회장님도 이 방법을 강력 추천하시는데요. 이 분은 술을 마실 때 늘 물을 똑같이 따라서 술 한 잔 물 한 잔 마시더라고요. 그렇게 해야 취하지 않고 다음날 숙취도 없다고요. 저도 이 방법을 따라해봤더니 확실히 술기운이 덜한 게 있습니다.


ann 건강하게 술 마시는 방법에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책에서 강력 추천하는 건 휴간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매일 술을 마시면 간이 견디질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해요. 술을 적게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이 쉬는 날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거죠. 우리가 매일 소량의 술을 마시는 건 건강에 오히려 좋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휴간일을 만들어서 꼭 지키는 게 건강에 더 좋다고 하는 거죠.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사망률을 낮춘다는 J커브 효과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이 J커브 효과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휴간일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합니다.


ann 그리고 아무리 적당한 술이 사망률을 낮춰준다고 해도 어쨌든 건강에 해로운 건 변함이 없긴 하죠.     

맞습니다. 술을 적게 먹든 많이 먹든 성인병에는 모두 좋지 않다는 게 확인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전해드리고 싶은데요. 적당한 음주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여주거든요. 좋은 거죠. 그런데 이때 조심해야 할 게 있다고 합니다. 맥주를 많이 마시는 건 남성에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요. 맥주의 원료인 홉에는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다는 거죠. 맥주를 좋아하는 애주가 분들께 이 사실은 꼭 전해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     


M2 이승열 – 스물 그리고 서른

https://youtu.be/B0cHyG4vwfQ


ann 건강해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 이번에는 어떤 책을 만나볼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나의 슬기로운 감정생활’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은 가정의학 전문의인 이동환씨가 쓴 책인데요. 이동환씨는 만성피로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성피로는 현대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질환이잖아요. 이 책은 만성피로를 유발하는 여러 원인 중에서도 인간관계와 감정의 영향을 분석한 책입니다.


ann 회사 생활에서 일보다 어려운 게 인간관계, 사람 대하는 법이죠. 거기에서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지치는 일이 많아요.     

맞습니다. 일을 정말 잘하는 데도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껴서 나중에는 업무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거든요.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감정을 제어하느냐에 따라서 나중에는 회사생활, 사회생활의 성과도 갈리는 거죠. 그만큼 감정생활이라는게 중요한 건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길은 딱히 없잖아요. 한국 사회는 특히나 감정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털어놓기 쉽지 않은 분위기죠. 감기에 걸리면 이비인후과나 내과에 가듯이 마음에 병이 생기면 정신과에 가는 게 당연한 건데 한국 사회에서는 그걸 안 좋게 보니까요. 그러니까 마음의 병이 쌓여만 가는 경우가 많은 거죠.

ann 건강한 감정생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나오나요?     

이 책은 정말 유익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또 어려운 책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위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줘서 바로바로 실생활에 써먹을 만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일단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스트레스를 무조건 적대시하지 말라는 건데요. 우리가 보통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쁘게 볼 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요. 스트레스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따라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건데요. 오히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노력들을 하는 게 내 마음을 더 병들게 할 수 있다는 거죠.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불안이나 분노, 우울 같은 나쁜 감정들이거든요. 그런데 스트레스를 극복하겠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잘 안 되면 오히려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면서 내 몸과 마음을 망칠 수 있다는 거죠.


ann 스트레스는 죄가 없군요.      

책에서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나와요. 우리가 회사 생활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이건 당연한 결과인데 이걸 부정하고 스트레스를 지우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하다보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죠. 적당한 스트레스는 인정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M3 언어의정원 - 마음에게

https://youtu.be/VhdKtFR7L8A


ann 건강해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 이번에는 ‘나의 슬기로운 감정생활’이라는 책 같이 보고 있어요. 건강한 감정생활을 할 수 있는 법,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책에 메타인지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메타인지는 쉽게 말하면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정말 다양한 감정을 느끼잖아요. 그런데 이게 부정적인 감정인지, 긍정적인 감정인지는 대략 구분할 수가 있어요. 문제는 부정적인 감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인지는 알아차리기가 어려운 거예요. 어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이게 분노인지 불안인지 자괴감인지 허탈함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쉽지가 않죠. 그런데 이걸 구분하지 못하면 건강한 감정생활을 할 수도 없다는 게 책의 설명입니다.


ann 자기 감정을 정확히 아는 게 건강한 감정생활의 첫걸음이다.     

그게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하는 지점인 건데요. 동물은 어떤 감정상태에 빠지면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 감정상태에 줄곧 머무른다고 해요. 반면에 사람은 어떤 감정 상태에 빠지더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빠져나올 수 있잖아요. 이게 사람과 다른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차이라는 거죠. 메타인지를 통해서 내가 지금 어떤 감정에 빠져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상태에서 빠져나올지 말지를 자발적으로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죠. 문제는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는 건데요. 책에서는 자기감정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ann 감정도 공부의 대상이라는 거네요.     

감정을 공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죠. 하지만 본인의 감정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잘 알아야 할 대상인 거죠.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그게 분노인지 불안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는 거죠. 그리고 책에서는 이런 감정과 그 반응을 꾸준히 기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일기장을 마련해서 매일의 감정을 기록하고, 나쁜 감정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 기록하고 그걸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ann 또 바로 써먹을 만한 조언이 어떤 게 있을까요?     

많이 자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을 게으르다고 보통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주말에도 마음껏 푹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수면 부족은 그냥 피곤한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음 건강에도 정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아직 방송 듣고 계시는 분들은 얼른 주무시고, 주말이니 푹 주무시면 좋겠습니다.     


M4 서울문 – Mystery Girls Club

https://youtu.be/atSsQNXsF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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