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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가족 이스라엘에서 삽니다
김치 담그기. 스며든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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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지금
Oct 1. 2024
엊그제 시댁에 전화드리니 혹독한 여름 더위로 채소값이 크게 올라 배추 한통에 만오천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도 조금은 주부로 모양새를 갖추어가는지 배추값 이야기에 바로 올해 김장은 다들 어찌 하실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스라엘 마트에는 배추가 없다. 대신 양배추로 김치를 해먹는다.
가끔 한국에 방문 후 귀국길에 3~5kg 정도의 작은 김치통을 수하물로 실어 가져오시기도 하지만 포장도 쉽지 않고 무게가 워낙 무거워서 쉽지가 않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양배추가 김치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양배추에 당근, 소파에 피클 생강까지 고춧가루에 섞을 수 있는 건 다 넣는다.
아시안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 고춧가루.
빨간색이 참 곱다. 진한 고추색깔이 겉보기에는 굉장히 매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매운향은 분명한데 매운맛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고춧가루 풀풀 풀어 빠알갛게 끓여낸 매운탕도 아이들이 잘 먹는다.
얼큰한 맛에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주는 너무나 고마운 고춧가루이다.
오히려 나중에 한국에 몇봉 챙겨가고 싶을 정도이다.
이스라엘에도 가을이 스며든다.
강하던 햇빛은 한결 온순해졌고
솜사탕 같은 구름이 큰 장막이 되어 덮어주면 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선선하다.
오늘은 긴팔 니트를 꺼내 입었다.
포근하다.
살짝 무게감이 있어 나를 부드럽게 덮어주는 니트 재질이 반가운걸 보니
역시 계절은 정직하고 성실하다.
자칫 게을러지기 쉬운 일과에 계절의 변화는 담담하게 나를 일깨워준다.
시간이 흐르고 한해가 가고 있으니
오늘을 잘 살아보는게 어떻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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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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