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냉장고로 사는 삶 — 비워내는 일의 가벼움

by 빛나는 지금


우리 집 주방엔 작은 냉장고가 있다.

300리터 남짓한, 몸집 작은 냉장고.


혼수로 들인 800l 양문형 냉장고에 비해 처음에는

앙증맞아 보이기까지 했던 작은 냉장고는

이제 우리 가족에게 꼭 맞는 크기이다.


냉장고와 우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맞춰가면서

자연스럽게 세워진 몇 가지 규칙이 있다.


1. 신선한 상태의 식재료를 구매해서 빨리 조리해서 먹고

평상시 식재료를 재어두지 않는다.


대형 냉장고는 공간이 넓어

자꾸 쌓아두고 잊어버리게 되는데

소형 냉장고는 숨을 곳이 없다.

재료가 보이고, 기억되고, 썩지 않는다.


2. 주말에는 냉파를 해서 냉장고 안을 싹 비운다.


주말이 되면 냉장고를 싹 비우고

남은 야채, 두부, 계란, 냉동식품까지

모두 꺼내 조리해서 먹는다.


3. 오래 넣어두어야 하는 가공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는다.

가공음식 특히 냉동음식은 한번 냉장고에 들어가면 오래도록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 집도 냉동음식을 먹긴 하지만 최대한 빨리 소비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냉장고를 줄이고 미니멀 라이프를 진행하면서


매일이 바쁜 워킹맘이 체감하는 가장 큰 장점은,


정리·청소가 10분이면 끝이라는 점이다.


칸이 적고 단순해서


닦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


워킹맘에게 이보다 더 좋은 효율은 없다.



그리고 미니멀라이프는 확실히 절약에 도움이 된다


곧 이사를 가게 되어 이사업체 견적을 받았는데


업체 사장님이 집을 한번 둘러보고는


헛웃음을 웃으셨다.


"짐이 너무 없어서 웃었어요.. 그냥 원룸 이사 가격으로 해드릴게요."


하신다. 유후! 이사비도 바로 아꼈다.


무엇보다 내가 몇 년간 고수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라는 이 삶의 방식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한 순간이었다.



미니멀 라이프가 가져다준 ‘진짜 절약’이었다.


바쁜 워킹맘에게 가득 찬 냉장고는 또 다른 커다란 짐 덩어리이다.


들어찬 냉장고를 청소하기란 생각만으로도 부담이 된다.


워킹맘의 살림을 한결 가볍게 해주는 하나의 획기적인 방법.


냉장고 크기를 줄여보자.



먹을 만큼만 사고, 보이는 만큼만 넣고,


주말마다 비워내면,


소형 냉장고도 불편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삶을 더 간편하게 해 준다.


간소하고 단정한 집이 우리의 미니멀라이프를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소형냉장고는 우리의 미니멀 식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보이지 않는 선, 바운더리이다.


무엇보다 먹거리가 간소화해질수록 바쁜 워킹맘에게는 여유가 늘어난다.

건강은 더 큰 선물이다.


미니멀 라이프 4년 차.

내 주변이 정돈되고 가벼워졌다.

내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뿌듯함으로

공간은 비우고

삶을 가볍게 채워가는 방식.

그게 내가 선택한 미니멀 라이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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