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료를 찾느라 시간을 쓰는 대신, 하나를 꾸준히 쓰기로 했다
영어교사로서 확신하는 영어를 잘하는 방법은 사실 아주 단순하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 하는 것. 이 말을 학생들에게도 수없이 했고, 나 스스로에게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우리들은 주로 공부보다 찾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추천 앱을 저장하고, “이거 하나면 된다”는 글을 몇 개 읽고 나면 정작 오늘 할 영어는 하지 않은 채 하루가 끝난다. 나 역시 그랬다. 오히려 영어를 전공했다 보니 자료에 대한 기준은 더 올라가서 좋은 자료 찾는것에 많은 시간을 소진했다.
자료를 찾다가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오늘치 공부할 시간이 다 흘러가버린 경험을 반복하다보니 한가지가 분명해졌다. 영어 공부가 안 되는 이유는 의지도, 방법도 아니라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걸.
그래서 영어 공부에도 미니멀 루틴이 필요해졌다.
이것저것 맛보기로 건드리는 대신, 하나를 정해서 오래 쓰는 방식이다. 그때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아주 단순했다. “이걸 내가 내일도, 모레도, 귀찮은 날에도 할 수 있을까?”
그 기준으로 남긴 선택지가 바로 BBC Learning English였다.
영국 공영 미디어에서 만든 영어 학습 콘텐츠라 표현은 정확하고, 수준은 안정적이다. 정치, 사회, 과학, 문화 등 주제는 폭넓지만 설명은 늘 학습자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직장 영어부터 비즈니스 영어, 실생활 회화, 문법, 리딩까지 영어 전 영역이 고르게 들어 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공부하는 기분’이 덜 든다.
설명 방식도 부담이 없다.
강의처럼 딱딱하지 않고 토크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 표현은 외워라”가 아니라 “이럴 때 이런 이유로 이렇게 쓴다”는 식이라 이해가 먼저 된다.
나는 주로 6분짜리 콘텐츠를 활용한다. 짧아서 미루기 어렵고, 스크립트가 전부 제공돼 듣고, 확인하고, 표현을 정리하고, 쉐도잉까지 한 번에 이어갈 수 있다. 영국식 발음이 기본이지만 억양이 과하지 않고 발음이 또렷해 듣기 연습용으로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여기저기 떠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콘텐츠 아카이브가 워낙 방대해서 이 사이트 하나만으로도 초급부터 상급까지, 그날 컨디션에 맞춰 골라가며 오래 쓸 수 있다.
영어 공부에서 가장 큰 낭비는 ‘더 좋은 자료’를 찾느라 오늘의 공부를 미루는 일이다.
차라리 다 갖춰진 하나를 정해 매일 조금씩 쓰는 편이 훨씬 낫다.
영어는 단기간에 끝낼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오래 데리고 가야 할 언어니까.
영어 공부를 미니멀하게 한다는 건 대단한 전략이 아니다.
덜 찾고, 더 반복하는 것. BBC Learning English는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꽤 현실적인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