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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지금 Jul 08. 2024

공간에 담긴 미니멀한 아름다움.

국립 이스라엘 도서관 방문기

단정하고 간결하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와 물건을 만나면 마음이 설렌다.


그 공간의 단아한 우아함은 억누르지 않는 무게감이 있어 소란스럽게 풀썩이던 기분과 감정을 가라앉혀준다.


미술에 관해서는 잘 알지못하지만

사람들이 고가의 화보집을 두고 종종 사진으로 명화를 가까이 하려는 이유를 알것도 같다.


분명 색감과 디자인과 입체가 더해진

한 사물 혹은 장소가 주는 치유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최근에 국립이스라엘 도서관에 다녀왔다.

리모델링 후 대중에게 다시 개방되었다고 하는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순간들을 나눈다.


가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Reading Room"

나선의 계단으로 4층 높이가 다 이어져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책의 바다 속을 유영하는 듯 하다.


둥글게 커브를 그으며 이어지는 계단과 난간과 바닥의 이어짐은 마치 부드러운 왈츠를 추듯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연결된다.


사각 모양의 책과 곡선의 책장은 서로의 가장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


넓게 펼쳐진 공간 위에 작은 개인용 스탠드가 장착되어 있는 오픈형 열람 데스크.


너무 무겁지 않는 나무의 빛깔과 오래된 듯한 놋재질의 스탠드. 그리고 진한 파란색 쿠션이 깔린 의자. 묵직한 베이지 칼라의 카펫이 깔린 바닥.


모두 열람하는 이들의 조용한 몰입을 방해하지 않고자 차분하게 디자인 되어 공간을 단정하게 만들어 준다.


색과 질감 모두 단아하고 따뜻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다.


작은 응접실처럼 조성되어있는 공간.

원형 미니 테이블과 열람데스크의 사각 디자인이

다시 한번 더 잘 어우러지며

공간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듯 하다.


책장 칸마다 작은 스탠드가 달려있어

멀리서 보면

은은한 빛깔로 도서관 전체가

안온하게 덮힌 듯 하다.


함께 책을 읽어줄 수 있는 독립된 공간.

진한 파랑으로 덮힌 긴 소파와 밝은 빛으로 가득한 책장.

밝고 경쾌한 느낌이다.


1/5 정도만 떼어

우리집 거실로 삼았으면 좋겠다 싶다.:)


예쁜 책. 그것도 빨강머리 앤의 시리즈 중 하나이다.

앞 표지와 뒷 표지  모두 참 예쁘다.


예쁜 문구를 보면 꼭 쓰지않아도 사곤했던

학창시절. 그때처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작고 예쁜책을 가만히 만지작거려본다.


책은 얌전히 다시 돌려놓지만

찰나의 그 "예쁨"은 잔잔하게 남아있다.


긴 나무 벤치.

처음 보는 순간부터 그 간결한 미니멀한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사람이 앉는 벤치의 기능을 온전히 살리면서도

색감과 질감. 앉는 좌석과 받치고 있는 네개의 다리까지

군더더기 전혀 없이 단순하게 아름답다.


기능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있는게 아니라는듯

표나지 않게 자신의 단아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나무 벤치.


앉아있으니 나무의 온도가 전해져온듯 하다.

편안하다.  


간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으로

눈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


책이 아니라

도서관을 "읽고" 돌아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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