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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빛나는 지금
Jul 10. 2024
미니멀리스트의 옷장? 이렇습니다.
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다.
복직했을때 둘째는 돌을 앞둔 아기였다.
첫째는 계속 가정보육하다가 만 네살이 되어
"
엄마는 일하러가고 00이는 친구들이랑 선교원 가자"
는 말에 찔끔 눈물을 짜내며 선교원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시작한 워킹맘의 하루를
처음 만나는 파도를 바람에 밀려 나도 모르게 타듯 넘기다
만난 것이 미니멀 라이프였다.
하기는 하는데 무엇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늘 마음도 몸도 피곤했던 나날에 미니멀 라이프는 한걸음씩 내 일상을 정돈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비우고 또 비우며 어느새 덕지 덕지 붙어있던 삶의 불필요한 무게들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나 자신과 가족들과 일과 삶에 대해 고민하며 답을 찾는 심정으로 물건과 가구들을 다시 보며 그 가치와 필요를 다시 재어보았다.
그렇게 많이 비웠다.
거실이 텅 비어버렸다.
일상을 사는데 그닥 많은 소유가 필요한게 아니라는 것을 체험할때쯤 우리 가족은 캐리어 세개를 들고 이스라엘로 왔다.
해외에 나오니 미니멀 라이프 하기가 더 쉬워졌다.
한국에 있을때는 주변에서 가져다 주는 것, 있어야 한다고 떠맡기는 것들을 피할 수가 없었다,아이들이나 나나 나름의 사회생활이 있다보니 아무리 줄인다 해도 최소한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늘 있었다.
냉장고는 늘 친정엄마가 가져다두신 반찬으로 가득했다.
직장에 다니다보니 그래도 정장바지에 정장셔츠라도 옷장에 걸려있어야 했다.
그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기도 했고 미니멀 라이프를 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로 사는것이 결코 아니므로 물건이 때때로 늘어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늘 나 자신과 가족을 중심에 두고 본질적인 가치와 그것을 잘 담아낼 물건만 소유하겠노라 다짐해도 주변의 기대와 암묵적인 기준에 밀려 종종 원하던 삶의 모양을 만들어가기가 결코 쉽지않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내 생각대로 삶을 표현하기가 훨씬 쉽다.
적어도 1년치 월세인 우리집 안에서의 내 살림은 그렇다.
일단 옷이 많이 필요없다.
우리집 옷장이다.
참고로 가을 겨울옷은 옆옷장에 따로 넣어두었다.
제일 위에서부터 남편 - 나 - 두 아이들 순이다.
나는 정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옷을 각지게 개고 크기와 색깔별로 걸고 서랍장을 열면 속옥까지 각이 잡혀서 말끔히 개어 정돈하는 능력이
사실 현저히 떨어진다.
빨래 개는 것도 남편이 훨씬 잘한다.
나는 그저 소유자 기준으로 분류하여
두번정도 턱턱 개어 그 칸에 넣는것으로 정리 끝이다.
이렇게 정리 능력이 떨어지므로
물건 수납이 아니라 물건의 개수 자체가
현저히 줄어야 정리가 된다.
그래서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수납이 아니라
비우기가 핵심이다.
속옷도 따로 개지않는다. 여행용 지퍼가방에 분류만 해서 넣어둔다.
개수가 적어서 금방 정리가 된다.
현재 나의 여름 옷 전부이다.
티셔츠 네 장에 바지 두 벌.
예루살렘은 해가 지고 바람이 불면 꽤 서늘해지므로
외출 시 걸치고 갈 긴 팔 티셔츠 두 벌.
크게 유행이나 디자인을 타지 않는 기본 디자인에
모노톤 흑백 컬러위주로 구성해서
어디든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서로 바꿔입어도 다 어울리도록 재질이나 컬러를 튀지 않게 맞추기도 했다.
즉 실용성과 편리함 그리고 활동 시 편안함에 가장 중점을 두고 나름 한국에서 짐 쌀때부터 선별을 한 셈이다.
집에서도, 장보러갈때도, 외부에서 만남이 있을때도, 여행을 갈때도, 교회에 갈때도 툭하고 편하게 입고 나간다.
주로 올블랙으로 맞추는데 어색하지 않게 잘 맞다.
그리고 집에 오면 빨래해서 널고 반나절이면 다 마르니 다음날 또 교복처럼 입고 나간다.
옷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않으니 외출시 시간도 절약되고 마음도 느긋하다.
물론 직장에 다니거나 외부활동이 많다면
옷에 더 신경도 쓰고 지금보다 개수나 종류도 더 필요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또 그때 가서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지금의
상황에 맞게 즐기면서
나의 최선을 잘 담아내는 미니멀 라이프.
재미있게 계속 진행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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