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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지금 Jul 22. 2024

여름 살림. 여름 비빔밥.

그런날이 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평소보다 생기와 활력이 더 솟는 날.

평소와 다른 그 힘에 탄력을 받아 미적거리며 누워있기보다는 빠르게 몸을 일으키고 바지런히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그런 날.


그런 날에는 미뤄둔 살림을 하기에 알맞다.

평소에 해야지 하다가도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을 하나씩 하다보면

어느새 훌쩍 저녁이 되고 슬금 슬금 찾아오는 피곤과 함께

다시 뒤로 미뤄지는 살림들이 있다.


다른 날보다 힘이 더 붙는 이런 날에는

재빨리 그 미뤄둔 일들부터 챙긴다.


매트리스커버랑 아이들 방수패드 세탁하기.


4인식구 옷에 수건 빨래 만으로도

작은 세탁기 용량이 거의 매일 차는 바람에

침구류는 표나게 때를 입거나 냄새가 나거나 하지 않으면

일주일 이상 그냥 쓰게 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자주 빨아주는게 더 쾌적한 법.

싸악 벗겨서 세탁기 두번 돌려가며 깨끗히 빨아서

햇볕에 서걱서걱 거릴 정도로 말려준다.


선풍기 날개 세척.


건조한 날씨에 광야에서 불어오는 마른 모래까지 더해져 먼지가 많은 이 곳. 구입한지 얼마 되지않은 선풍기 날개에 먼지가 수북히 쌓였다.

선풍기 바람 따라 먼지도 같이 불어오겠지만

애써 모른척 하고 쓰고 있었다.

드디어 커버 분리하고 날개를 꺼내어 샤워기로 깨끗하게 세척했다. 세찬 물살에 밀려 벗겨지는 먼지층. 묵은때가 벗겨지듯 개운하다.


오래된 월세집이라 냉장고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특히 오랜 묵은때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매일 식사준비로 여닫기 바쁜 냉장고이지만

막상 그 안을 찬찬히 들여다볼 시간은 내지못했다.


박박 닦고싶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와도

재빨리 간장이나 된장만 꺼내고 다시 닫기 바빴다.


오늘은 칸칸이 선반을 다 꺼낸다.

세제도 충분히 풀어서 거품목욕 다 시키고

건조대에 올려 물기를 뺀 다음

마른 수건으로 남은 물기까지 제거해준다.


그 사이 냉장고 벽면도 뽀득뽀득 닦아주고

다시 착착 선반을 꽂아주면

냉장고 풍경이 사뭇 달라진다.

냄새도 훨씬 깨끗해진듯 하다.


테이블 위치 바꾸기

캠핑용 테이블의 최대 장점은 가벼워서 어디든 이동이 쉽다는 점일 것이다.

아이들  노는 공간을 좀더 넓히기 위해 벽으로 테이블을 붙혀보았다.

깔끔해보이고 더 넓어진 공간 활용도 만족스럽다.


혹시 이후 불편해지면 또 바꾸면 되니 필요에 따라 때로는 기분에 따라 이동시켜본다.


자.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밥을 먹을 시간이다.


더운 여름날. 매콤한 고추장 비빔밥이 유난히 먹고싶다.


갓 지은 잡곡밥에 상추 세 장 깨끗히 씻어 손으로 잘게 찢어 올린다.

나는 올리브유를 너무나 좋아해서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를 가볍게 둘러준다. 올리브알도 5~6알 올린다.

고추장 양껏 뿌려서 야무지게 비벼서  뜨끈한 밥 한 숟갈 한 입 가득.


아. 여름이다. 오늘도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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