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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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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지금
Jul 25. 2024
아이들은 무슨 반찬 해주면 잘 먹나요?
이유식 이후로 아이들 식사 챙기는 것이 이렇게 부담이 될 줄이야...
아이들의 변화무쌍한 입맛과 평가의 단호함 앞에 마흔 넘어서야 내 손으로 밥 짓는
것부터 시작한 '요리 꿈나무'는 매일 새싹만큼
자신감이 조금
자랐다가 다음날 도로 쪼그라드는 고단한 성장
과정을 통과하고 있다.
먼저
두 아들들에게 그닥 평이 나쁘지 않았던 메뉴는 이러하다.
1.
야채볶음밥.
일단 만들기는 쉽다. 냉장고에 있는 자투리 야채 다 넣고 인내심을 가지고 볶아주면 된다.
포인트는 야채를 잘게 써는 것과 기름을 충분히 둘러서 물기없이 달달 볶아내는 것.
약간 구워지듯 하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아이들 입맛에는 더 잘 맞는 듯.
2. 호두마늘볶음
남아있던 약간의 호두에 마늘을 넣고 소량의 소금을 더해준 후 기름에 달달 볶다가 마늘이 갈색으로 구워지면
간장+설탕으로 양념을 해준다.
양념이 졸아들면 불끄고 참기름 소량 덮어주고 잔열로 뒤적뒤적.
단짠한 맛에 아이들은 이것만으로 밥 한공기를 비웠다.
사실 메인 반찬은 따로 있었는데 오히려 남은 호두를 비워볼까하고 만든 반찬만 찾는 통에 메인 반찬에 시간과 품을 다 들이고 피곤해진 나는 더 피곤감을 느꼈다.
3. 가지조림
통통한 가지 하나를 듬성듬성 조각내서 소금을 쳐서 조물거리면 숨이 죽는다.
그리고 기름두른 팬에 넣고 볶다가 간장 + 설탕 + 액젓 양념 두르고 자작하게 졸여준다. 마지막에 참기름 살짝 떨궈주고 밥 위에 얹어주면 간편 가지덮밥이 된다.
이 역시 단짠한 맛에 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져 아이들이 맛있게 한끼 먹었다.
4.두부구이
우리나라 두부와는 다르게 여기서 소량으로 포장되어 나오는 두부는 단단하다. 주로 가볍게 샐러드용으로 먹는 두부라 크기도 크고 식감도 탱글함과 부드러움을 같이 지닌 우리나라 두부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두부는 두부.
계란옷 입혀서 구운 다음 역시 간장과 설탕을 베이스로 하는 단짠 양념 뿌려서 졸이면 한끼 반찬이 된다.
토마토 절임 곁들여서 내놓으니 든든하게 한끼 식사로 알맞다.
5. 토마토소스 파스타
딱히 메뉴가 떠오르지 않을때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메뉴가 파스타 요리인것 같다.
평소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버섯도 넣고 마늘도 넣어 면과 같이 넣어 끓이다가 쪼르르 물은 부어내고 토마토 소스 넣고 소금간 해가며 섞어주면 완성.
올리브유로 풍미를 좀더 살려본다.
혹시 맛이 약하다 싶으면 언제나 우리에게는 케첩이 있다.
약간 뿌려주면 2%부족했던 것이 살짝 덮힌다.
이제 두 아이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결국 나도 "그럼 먹지마!"로 유치하게 대응했던 반찬들을 살펴본다.
1.감자 달걀 샐러드
감자와 달걀을 따로 삶아 식기를 기다린 후 숟가락 하나로 다 분쇄하고
틈틈이 야채 썰어내고
소금 마요네즈 소량의 간장 꿀까지
아낌없이 부어 섞어서 맛을 보았다.
음...한국에서 먹던 감자샐러드 맛과 80%정도는 비슷한듯 해서 통밀빵과 함께 담아냈는데
아이들은 통밀빵만 다 먹었다.
2. 감자케첩볶음
모 블로그에서 케첩을 감자볶음에 넣으면 아이들이 잘 먹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그날 저녁 바로 도전해본 반찬.
평소 하던대로 채썬 감자를 볶다가 마지막에 케첩을 부어 맛이 녹아들도록 잘 섞어주었다.
OO리아표 감자칩과 유사하리라 기대했지만
아이들은 반찬 보이콧을 외쳤고
아마 그날 최종 반찬은
찬장에 다행히도(?) 남아있던 조미김이었을 것이다.
3. 가자미 구이와 채소 사라다
이스라엘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자미가 있다. 신선은 없고 냉동으로 가시까지 다 제거되어 나오는 가자미를 사두니 반찬 궁할때 구워내기 좋다.
채소를 좀 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과 당근 물기 뺀 오이에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서
안 맛일수가 없는 바로 그 맛. 사라다를 내놓았는데
아이들은 가자미만 먹는다.
이 외에도 아이들이 잘 먹지 않았던 반찬들이 더 있지만 아마 잘 안먹는다고 화를 냈거나 조금만 더 먹으면 간식으로 맛있는거 주겠노라고 회유하느라 사진이 없다.
아이들 반찬이 늘 고민이다.
배 고프면 무얼 주든 잘 먹는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참 맞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배고플때까지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부모 따라 해외 나와서 늘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먹는 즐거움이 참 크다는걸 알기에
가능한 맛있게 먹는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나의 요리솜씨가 아직은 많이 빈약하다.
아이들이 한국가서 이것도 저것도 먹고 싶다고 할 때면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일 희망은 자라고 있으니,
아이들이 반찬이 맛 없다고 할때
"그럼 먹지 마!!"
하며 목소리를 높였더니
6살 첫째가
"엄마 맛있어. 내일 또 해줘."
하는 날도 찾아왔다.
엄마도 아이들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으니
내 요리도 내일은 더 나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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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살림력이 늘었다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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