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다시 설계하며 나를 회복하는 중이다.

회복의 설계도1

by 박비토


"나는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설계하며 나를 회복하는 중이다."



퇴사를 결심한 어느 저녁,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책상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회계 교재 한 권과,

비워진 노트 한 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두려웠다. 이 길이 맞을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감정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었다.



퇴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제야 나의 삶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를 살아내는 데 급급했던 시간 속에서, 나는 나를 소모하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흐트러졌던 리듬을 다시 세우고, 무너졌던 중심을 천천히 복원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엔 출근 전 30분, 짧은 기록 루틴을 시작한다. 오늘의 기분을 한 줄로 적고, 가장 중요한 할 일을 세 가지 고른다. 블로그에 남길 메모나, 내 감정기상도에서 떠오른 문장을 옮겨 적는다. 저녁에는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감정한 줄과 소비기록을 남긴다. 그렇게 하루를 정리한다.



그리하여 나는 이 말을 나의 문장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설계하며 나를 회복하는 중이다."



이 문장은 단순한 다짐이 아니다. 이 문장은 내 안의 허전함과 무력감을, 다시 문장으로 엮어보겠다는 의지다. 내가 기록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흐려진 나의 의지를 한 줄씩 되살려내기 위해서다.


요즘 나의 하루는 여전히 불안하고,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이 기록이 쌓이면 언젠가 나도, 회복의 언어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걸.


흐림 뒤 갬. 오늘의 감정기상은, 그렇게 적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