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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an 08. 2022

팬데믹과 소득대체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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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일을 더 하려고 할까? 아니면 그만 하면 됐으니, 쉬고 싶어 할까?

http://naver.me/xdi2744H

임금이 올라가면, 당연히 일을 더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소득대체효과에 따르면,

당신이 고임금 근로자라면, 쉬려 할 것이고, 저임금 근로자라면, 더 일하려 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일상의 분주함으로 우리를 격리시켰.

분주함이 사라진 고요 속에서, 사람들은 오랜만에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게 되었다.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되새겨 보고, 막연하게 추구해왔던 것에 질문을 던져본다. 


우연한 계기로 친해져서 가끔 밥을 같이 먹는 선배 언니가 있다. 선배는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혼자 남은 어머니를 주말마다 찾아간다. 어머니 옆에는 얼결에 냥줍을 하게 되어 키우고 있는 고양이 2마리가 어머니를 지키고 있다. 선배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혹시 회사에서 명예퇴직 소식 있으면 나 먼저 알려줘."

"왜요? 혹시 설마 그만두시려고요?"

"응, 지금처럼 바쁘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지금이라도 가족들이랑 더 많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가족>

밀레니얼은 팬데믹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다.

# These Millennials Are Dumping Their Jobs to Plot New Careers

https://www.wsj.com/articles/these-millennials-are-dumping-their-jobs-to-plot-new-careers-11630296060?mod=life_work_lead_story


A Prudential Financial survey of 2,000 American workers this spring found that millennials—those between the ages of 25 and 40—were antsier than other generations to make a change: More than a third of that demographic said they planned to look for a new job post-pandemic, compared with about a quarter of workers overall.


밀레니얼이라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트렌드 같다.

사람들은 물질적인 소비가 주는 만족에서, 여행, 체험과 같이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더 가치 있다 여기기 시작한 것 같다.


직장도 이제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어서는 밀레니얼들을 잡을 수 없다.

자기 계발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현 직장, 직업이 어차피 내 노후를 보장해주지도 않는데, 의미 없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 뿐만이 아니다. 가족의 의미가 더 애틋해졌다. 코로나라는 외부적인 불안요인이 내가 속한 최소 단위 공동체인 가족의 결속력을 높인 셈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시간은 요일 평균 4.2시간이라고 한다.(출처 : 트렌드 코리아 2022)


혹자는 여유 있는 자들이나 그렇지 고용불안으로 N 잡러는 더 많아졌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누군가는 사는 건 이 정도면 됐으니 나에게 더 중요한 게 뭔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나 누군가에게는 급작스러운 실직, 또는 소득의 감소로 파트타임 일을 구해야 했던 시간일 수도 있다.


소득의 대체효과가 고임금, 저임금 근로자에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대한 이유도 결국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먹고 살만 해야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생기는 법이니까.

밀레니얼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도 그들이 그 전 세대에 비해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고임금, 저임금은 객관적인 수치이지만, 먹고사니즘이 어느 정도는 해결됐다는 가정하에,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다.

- 근로기준법도 따지고 보면 돈(3장 임금)과 시간(4장 근로시간과 휴식)을 맞바꾸는 것에 대한 규범이다.


부수입으로 할만한 게 뭐가 없을까? 고민 중인 나는, 흠...

마음이 저임금 근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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