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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an 04. 2022

소셜 미디어에 모르는 사람이 많으면 왜 불안해질까?

1 percent better

https://www.wsj.com/articles/smarter-healthier-social-media-choices-11639177212

WSJ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왜 소셜미디어에 내가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많으면 점점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걸까?

본문에서는 얼굴을 아는 사람과는 사회적인 비교를 덜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DR. PRIMACK: We did some studies looking at the kinds of friends people have on social media. In one example, we looked at the percent of a person’s friends on a social-media site they had met face to face. In this nationally representative study, we found people had never met about 35% of their contacts face to face. And for every additional person in their contact list that they had never met face to face, they were significantly more likely to be anxious or depressed.

What this means is that, in general, people who knew everybody in their list, and had a face-to-face relationship with them, were much less likely to be anxious or depressed, compared with someone who had lots of contacts who were people that they had never met. 

One of the possible reasons for that is when you already know somebody face to face, you might not be as affected by social comparison.


소셜 미디어에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던 사람도, 막상 만나보면, 다 자기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기에,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구나!'라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부질없는 비교는 덜한다는 말이다.

'우울'하다는 감정은 사회적인 비교가 원인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불안'이라는 감정도 그러할까?

다른 사람에 비해 내가 뒤쳐진다는 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불안'도 사회적인 비교의 부산물로 보이기는 한다.


위키피디아에서 불안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불안(不安) 또는 '불안감'이란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이다.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분명한 위협을 인지하였을 때 나타나는 공포와는 다른 감정일 뿐만 아니라 안정이 되지 않는 심리적인 상태나 감정을 의미하거나 또는 생물학적으로 어떠한 위험이 개체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각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발현하는 정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B%B6%88%EC%95%88


불안은 구체적인 대상이 없다. 막연한 위협을 느끼지만, 이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모형으로 보자면 도전 수준은 높은 데 실력이 부족한 상태다.


불안이 구체적인 대상이 없다는 점에 초점을 두자면, 우리는 잘 모르는 사람과 아는 척을 하기에 불안하다.

그 사람의 진심을 모르기 때문이다.

얼굴을 맞대고 보는 사람이라면, 활자로 쓰인 말이나, 사진, 이모티콘을 넘어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지만,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맥락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인지 혁명(언어)과 뒷담화 기술로 무리를 이룰 수 있는 최대의 숫자가 150명이라고 한다.

던바의 숫자 평균치와 비슷하다. 던바의 숫자는 우리가 안정적으로 관계를 형성 가능한 숫자를 말한다.

참고로, 침팬지 무리 개체수는 20~50마리 정도인데, 이 이상이 되면, 사회적 질서가 불안정해지고 결국 불화가 생겨, 일부가 새로운 집단을 형성한다고 한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35%까지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 이상이 넘어가게 되면, 불안함의 정도가 더 커진다.

사실상 나는 나를 모르는 사람,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과 무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 피라미드 모형에서 하단부에서 2번째로 위치한 안정 욕구는 사실 2가지로 나뉜다.

신체적인 위협에 대한 안정 욕구와, 타인의 위협에 대한 안정 욕구가 그것이다.

우리가 안정 욕구를 말할 때는 전자의 생리적인 안정 욕구를 주로 말한다.

- 3단계가 애정. 소속 욕구이기 때문에, 안정 욕구의 상단부의 심리적 안정 욕구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모르는 사람은 후자의 심리적인 안정 욕구를 위협한다.


나를 모르는 타인과는 무리 짓기 어렵다.

그 타인과 내가 공유하는 것이 없다면, 유발 하라리식 표현으로 '뒷담화'나, 뒷담화의 확장 버전인 '허구의 이야기'가 없다면 말이다.

소셜 미디어가 이야기로 무리를 형성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기에, 우리는 소셜 미디어에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더 불안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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