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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pr 07. 2022

왜 분노하는가?

워킹맘 이야기

그건 감정을 승화하는 게 아니라 전환하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는 거죠.

월요일 아침 출근하기 싫어서 미적대다, 회사 앞 화사한 벚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양치질 하란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아이와 실랑이를 하다가도, 도도가 냉장고 꼭대기 위로 점프하려다 실패해 민망해하며 캣타워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나는 감정은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고, 우울한 감정을 끌고 가지 않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떤 감정이 생겼다면, 그 감정을 재빨리 전환하기 전에, 감정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들여야 봐야 해요."


아들러는 모든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목적이 있다고 하였다.

분노는 내 대로 못해서 생기는 감정이다.

학술용어로는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침해당하거나, 손해를 강요당하거나, 위협을 당하거나 등등 여러 불합리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다.

<출처 : 나무위키 "분노">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분노의 목적

빼앗긴 나의 권리를 되찾는다.

대방 또는 외부적인 조건들로 인해 내 욕구 실현이 저지당한 상황이다.

부당하게 침범당한 나의 권리(또는 나의 권리라고 여겼던 것)를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분노'를 표현함으로써 공격다.

상대방을 통제한다.

상대방의 의지와 나의 의지가 양립할 수 없다면, 내 의지를 관철해서 상대방을 굴복시키고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하기 위해 강한 표현인 '분노'를 용한다.

상대방을 이긴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분노는 양자 간 힘 대결이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분노'는 힘을 과시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감정의 목적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나는 왜 이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가?

나의 권리를 빼앗겼는가? 상대방에게 정당한 존중을 받지 못했는가?

"언니면, 동생 라이딩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밤 11시에 내가 택시를 타고 와야겠어?"

응석받이 동생은 그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있는 언니가 자기 라이딩을 해주는 것이 당연한 자신의 권리라 여겼다.


상대방을 통제하고 싶은가?

"못하겠다고? 알았어."

동생은 엄마한테 전화해서 하소연을 한다. 엄마는 큰 딸에게 전화를 한다.

"밤길 위험한데 라이딩 좀 해주지 그래?"

동생은 엄마가 자기편이라고 확신한다. 나보다 센 엄마를 이용한다.


상대방을 이기고 싶은가?

"언니, 그러게 진작에 라이딩 좀 해주지 그랬어?"


동생은 언니가 밤 11시에 일산에서 옥수까지 라이딩을 하는 게 당연한 자신의 권리였다.

다음날 병원 예약이 있는 언니의 사정은 무시한 채, 자기 말이면 다 들어주던 언니가 거절을 하자, 엄마에게 하소연을 한다. 엄마는 알아서 척척하는 큰 딸보다, 아직까지 철부지인 막내가 마음이 쓰인다.


 '내가 서울에 있었으면, 내가 해줬을 텐데, 네가 좀 대신해주렴.'

그릇된 모정으로 큰 딸에게 자신을 대신해달라고 부탁한다.


"언니, 가족은 병이야. 가족이라 끊지 못해서 정신병에 걸리는 사람도 많아. 오죽했으면, '가족은 병'이라는 책이 나왔겠어."


그 아이, 언니라서 그렇게 한 거야. 밖에는 잘한다면서, 가족이 만만해서 그래. 언제든 자기편일 걸 아니까.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 거지.


언제까지 언니가 봐주지는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해. 오냐오냐 하는 게 잘하는 게 아니야. 걔도 독립해야지. 언제까지 엄마나 언니가 돌볼 거야?


언니가 영화를 보고 사람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그래도 안 풀려.

그건 그냥 언니의 감정을 외면한 거야.

언니가 감정을 선택한 게 아니야.


그 아이와의 관계에서 매번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역할을 한 거니까.

단호하게 "싫다."라고 말해. 

통제권을 찾아야 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잘 결정해봐.

애초에 왜 언니가 그렇게 한 없이 들어줬는 지도 생각해보고.


언니 사랑해.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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