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정 Apr 13. 2022

봄날이면 생각나는 그때 그 시절

워킹맘 이야기

졸음이 쏟아지는 따뜻한 봄날 오후였다.

아이들을 놀이터에 풀어놓고 노동법 판례 어플을 들었다.


잠시 후,


아이들이 놀이터 구석에서 흙을 파고 놀고 있길래,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물어봤다.


아이들은 형아들이 와서 대장놀이를 했다고 했다.

"그게 어떤 놀이야?"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놀이인가 싶어 물어봤다.


첫째는 말로 설명이 어려운지, 갑자기 앉았다 일어났다를 했다.

내가 갸웃거리자,

"형아들이 OO(둘째 이름)한테 이걸 시켰다고."


심상치 않다 싶었다.

"엄마 깨우지 그랬어."


첫째 왈,

"엄마를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잖아."


그랬다. 한낮에 놀이터 의자에서 정처 없이 잤던 것이다. 그것도 두어 시간을. 아이가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모른 채.


형아들은 아이들 대장 노릇?을 하고 사라졌지만 아이들은 형들이 사라지고 나서도 구석에서 둘이 흙만 팠다.


가끔 호구 짓은 하지만 이제는 싸우면 어디 가서 질 것 같지 않은 둘째도 당시에는 사람 좋아하는 순둥이였다.

형아들이랑 놀고 싶어 먼저 다가간 게 아닌가 싶다.

첫째는 그걸 보고 아니다 싶어 엄마를 깨웠고.


짠하고 불쌍한 아이들,

아이들은 기억 못 하는 나만 미안했던 추억이다.

< 출처 : Pixabay >



매거진의 이전글 게이머가 꿈인 아이에게 정치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