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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May 06. 2022

내가 나를 믿을 수 없을 때

직장 생활 소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없는 심리상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내가 고립되어 있을 때입니다.

우리 뇌를 일정한 인풋이 필요합니다. 자극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면, 뇌는 상상으로 부족한 자극을 만들어냅니다. 환청, 환상을 만들어내는 거죠.

일을 주지 않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집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고립된 개인은, 생각의 수렁 속에 빠지게 됩니다.


양가감정을 느낄 때입니다.

확실히 싫다. 이건 아니다.라고 느낀다면 판단이 쉽습니다. 그런데,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주어집니다. 이것만 잘하면 될 것 같은데,

저 사람도 내가 잘하면 언젠가는 변하지 않을까?

자기 탓을 하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 이런 심리 조작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 사람하고 있을 때 묘하게 기분이 나빠요.

상대방이 나를 심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을 때, 저는 '이 사람에게만 묘한 느낌을 받는지'를 주목합니다.


'귀인이론'은 사람들이 행동의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내 탓(내적 귀속), 남 탓, 환경 탓(외적 귀속), 이렇게 누구의 탓인지 따져가는 과정지요.

켈리는 공변모형(covariance model)으로 누구 탓을 할지를 '합치성', '특이성', '일관성'의 3가지 기준으로 체계화하였습니다.

합치성 : 남들도 그러한가? ⇒ 그렇다면 문제는 외부에 있다.

특이성 : 그것만 그러한가? ⇒ 그렇다면 문제는 외부에 있다.

일관성 : 항상 그러한가? ⇒ 그렇다면 문제는 내부에 있다.


김 부장이 선례가 없는 프로젝트를 김 대리에게 시켰습니다. 다 방면으로 알아봤지만, 결과는 역부족.

김 부장은 김 과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김 과장, 잘하는 게 뭐야? 대학 나온 거 맞아? 이래서, OO 출신은 쓰는 게 아니라니까?"

김 과장은 스스로 맡은 일도 제대로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김 과장이 정말 그런 사람인지 아닌 지 한번 검증해볼까요?


합치성 : 다른 사람도 못했을 일인가?  Yes  문제는 외부에 있다.

특이성 : 그 일만 못했나?  Yes  문제는 외부에 있다.

일관성 : 나는 항상 일을 못했나?  No  문제는 외부에 있다.


지나치게 많은 업무를 마감시간 촉박하게 주고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난을 한다면, 문제는 일을 못한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을 준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반복이 되었다면,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자존감)도 낮아지고, 그 말을 내면화합니다.

'내가 원래 그렇지. 난 이런 사람이야. 그러니 이런 일을 겪어도 싸.'


긍정적인 사회적인 평가가 쌓여 있는 사람은 이런 폭언을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문제지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많은 책에서는 거리를 두라고 조언합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물리적인 거리를 두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내 가족일 수도 있고, 어렵게 얻은 직장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내가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정도로 가치가 있을까요?

가족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자식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질 않습니다. 갱생을 위해 같이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인지, 사람이 바뀔 수도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붙잡아야 할까요?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합니다.

나를 정말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이 상황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제삼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본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벽에 붙은 파리 효과 Fly on the wall effect'라는 심리적으로 유용한 틀이 있습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지금 나의 상황, 내가 느끼는 감정을 바라봅니다.

‘나는 지금 부당함을 느끼고 있구나.'


나만 바라보면, 우울한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상황을 과장해서 보게 됩니다.

다방면으로 검토 한 뒤,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합니다.

앞의 글에서 말한 적이 있지만,

전 상대방이 원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https://brunch.co.kr/@viva-la-vida/356

더 밝게,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공식적인 구제방법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상대방은 내가 그러지 않을 사람이라 괴롭힐 수도 있거든요. 

묘하게 결정적으로 책잡히지 않을 만큼만 나를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정황 증거를 잘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좋아하는 걸 다시 해보세요.

그럴 여력이 없으시다고요?

내가 무엇을 좋아했던가? 생각해보세요. 시간이 없어서, 돈이 안돼서(쓸데없어서) 포기했던 것이 있다면 나를 위한 선물이라 여기고 다시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다시 해보세요.

'망상'은 here and now가 아닙니다. 과거에 후회했던 어떤 지점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떠도는 생각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현재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내면의 에너지가 충족이 되었을 때, 상대방과 맞설 수 있습니다. 내지는 상대방이 정말로 중요하지 않아서, 더 이상 그럴 필요를 못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붙잡지 못해서가 아니라, 나쁜 사람을 끊기 못했기에 힘듭니다.

연민은, 나 자신에게 먼저 가지시길 바랍니다.


<출처 : Pixabay - 당신의 하루가 꽃처럼 환하게 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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