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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May 25. 2022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하세요

직장 생활 소고

엄마 때문에 OO이가 다른 남자애랑 뽀뽀했잖아?!

큰 아이가 다섯 살 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OO이의 생일날,

- 왜 아직도 생파 때 이러는지 모르겠만,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는 생일 주인공에게 뽀뽀를 받고 싶은 아이 이름을 물어보고, 뽀뽀를 시켰니다.

뽀뽀하기 싫으면 어떡하게?라는 삐딱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고민 고민하면서, 선생님에게 귓속말로 좋아하는 아이 이름을 이야기하고 수줍게, (아이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말하고 뽀뽀를 받는 모습이 어른들 보기에? 과하게 귀엽긴 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알림장에 누구누구 생일이니, 생일선물을 준비해달라는 메모를 넣어주곤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OO이의 생일 전날 큰 아이 알림장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고, 큰 아이는 빈손으로 어린이집을 가게 되습니다.


그날의 뽀뽀는 큰 아이가 아닌 다른 남자아이 하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가 OO 이를 좋아하는 건 그 어린이집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말이죠.

큰 아이는 퇴근하고 돌아온 나를 보자마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한 음절 한 음절 힘주어 했습니다.

"엄마 때문에 OO이가 다른 남자애랑 뽀뽀했잖아."


생각을 말하지 말고 원하는 걸 말해봐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는 맹인 이야기가 나니다.

"저는 맹인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팻말 대신,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런데 전 그것을 볼 수 없네요."라고 쓴 팻말을 두었더니,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놓고 갔습니다. 돈을 놓고 가는 태도도 달라져 있었죠. 돈을 던지지 않고 조심스레 놓고 갔습니다.


아름다운 날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맹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나에게 돈을 구걸하는 사람에서 아름다운 날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으로요. 이 말은 내 안의 감사함을 불러일으키고, 맹인에 대해서는 측은지심을 가지게 합니다.


지은이는 [말할 때]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하라고 권유합니다.

① 멈추기 :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판단) 멈추기, 비난 멈추기 나의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

② 좋은 반응 선택하기 : 나의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을 고백하기. 내가 원하는 것을 소망으로 표현하기.

(출처 : 동저, 지은이 박상미, p.139)


이제 큰 아이 소망을 말해봅시다.

"엄마, 나는 엄마가 OO이 생일선물을 멋지게 준비해서 OO이가 나에게 반했으면 좋겠어.

나도 OO이 뽀뽀를 받고 싶어"

<출처 : Pixabay>
상대방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내 말만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대리, 보고서를 이렇게 촉박하게 주면 보고를 하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자, 한 템포 멈추고,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멈춥니다.

'네가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말 안 했잖아? 이 똥고집 과장 놈아!' - 아시죠? 이 말은 머릿속에서만 합시다.

나의 감정과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말로 표현해봅니다.

"과장님, 제가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몰랐습니다. 이렇게 급한 일인 줄 알았으면 다른 걸 제치고 먼저 했을 텐데요. 미리 알려주시면, 다음에는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과장 요 놈 말버릇이 고약한가요? 알아서 걸러서 듣습니다.

'부장한테 깨질까 봐 저러는 거겠지.'라고 생각하세요. 부당함을 참으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방을 만만하게 보고 그러는 것이라면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큰 아이는 OO이의 뽀뽀를 받았을까?

저는 담임 선생님께 해당 일화를 이야기해드렸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저는 계획을 하나 세웠죠. 저는 작은 바구니에 OO이 선물과 예쁜 카드를 준비했습니다. 다음날 바구니를 들고 등장한 큰 아이,

담임 선생님은 특별히 자리를 마련해서 큰 아이가 OO이 뽀뽀를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큰 아이는 하루 종일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말해도 알아듣고 기꺼이 준비를 해주는 엄마와 선생님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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