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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l 30. 2022

가짜 감정에 속지 않기

사람 사는 이야기

아! 못해먹겠다.


이제 50줄에 접어든 사촌 언니, 갱년기가 왔다고 한다. 허구헌날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난단다. 언니는 과외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좋다더니, 뭘 해도 귀엽다느니만, 얼마 전부터는 미운 아이들이 하나둘씩 보인단다. 얼마 전에는 2명을 나오지 말라고 하고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저도 못 가르치겠어요."


"이거 꼭 외워야 해. 이 선생님은 작년에도 이런 유형으로 냈다고."

"이번에 OO점까지 맞아야 *등급 하지."

어떻게든 아이들 머릿속에 하나라도 더 집어넣어서 성적을 올릴 생각뿐이었는데, 일이 하기 싫은 건지 나이가 든 건지, 태도가 삐딱한 아이들이 거슬린단다.

"이거 너희들 공부다. 열심히 하자." 철없는 아이들은 그러든 말든 놀고 싶다.


이게 내 진짜 감정일까?


내 마음 나도 몰라, 간절한 마음에 기도를 올렸다.

기도 중에 스치듯이 지나가는 생각 하나,

'이게 내 진짜 감정일까?'

'수술하고 몸이 힘드니 짜증이 늘었던 게 아닐까?'

'가짜 감정에 내 마음이 속는 게 아닐까?'


일이 많고 피곤했을 뿐이다. 가르치는 게 싫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이 미웠던 건 아니다. '가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리사 펠트맨 버렛 정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TED 강의 중>

재범주화는 감정 전문가를 위한 도구다. 더 많은 개념을 알고 더 많은 사례를 구성할 수 있다면 그만큼 더 효과적인 재범주화를 통해 당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시험을 앞두고 흥분을 느낀다면, 당신은 이것을 해로운 불안으로 범주화할 수도 있고("아, 시험을 망칠 것 같아!") 아니면 유익한 예상으로 범주화할 수도 있다"힘이 솟는다. 나는 준비되었다!"). 내 딸이 다니는 무술도장의 명인 조 에스포지토Joe Esposito는 검은 띠 승단시험을 앞두고 초조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너희의 울렁증을 모두 날려 버려라.” 그의 말은 당신이 지금 흥분한 것은 맞지만, 이것을 불안으로 지각하지 말고 '굳은 결심'의 사례로 구성하라는 것이다.

<출처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저/최호영 역, p.351>
<출처 : PIXABAY>
해석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역행자>에서 자청은 이제는 자신을 모함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 더 이상 '화'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이 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에서 그랬겠구나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이건 열등감이구나.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를 진행하면 그만이지 이렇게 화낼 이유가 없구나.


내 신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머리는 '감정'으로 해석하고 싶어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쌓이고 경험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겪고 나면,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한 해석은 풍부하고 다양해진다. 감정은 더 이상 나를 휘두르지 못한다.


언니가 가짜 감정을 눈치챘듯이, 내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같은 문제라도 다르게 느껴지리라.


한줄 요약 : 가짜 감정에 속지 말자. 감정은 뇌의 해석이다. 어떻게 해석을 할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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